시장점유율이 너무 높아도 고민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면서 독과점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들의 월별 휴대폰 개통현황에 따르면 삼성전자 휴대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 후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LG전자와 팬택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생존에 급급한 형국이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휴대폰 사업부문이 21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매 분기 적자 면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휴대폰 사업에서만 5조6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같은 시장에서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0.4% 수준 에 불과하다.
팬택 역시 3분기에 적자로 돌아섰다. 20분기 연속 이어오던 흑자행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최근 팬택의 하루 스마트폰 출고량은 1만대에서 5000대로 뚝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내 휴대폰 시장이 '삼성 천하'가 되버리면 소비자후생이 약화되는 등 독과점 폐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삼성전자로서도 이런 상황이 부담스럽기 그지없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7월부터 국내 시장 점유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항상 1등이고, 점유율 변화가 크지 않으니 의미가 없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내심은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가면서 독과점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휴대폰 보조금을 더 이상 지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도 이같은 속내가 담겨있다. 현재 휴대폰 보조금은 이동통신업체가 가입자에게 주는 보조금과 휴대폰 제조사들이 판매점 등에 지급하는 장려금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휴대폰가격은 이 두 가지 보조금이 합쳐져 결정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월부터 '갤럭시S3''갤럭시노트2' 등 신형 스마트폰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때문에 현재 출고가 105만원의 갤럭시노트2는 통신사 보조금만 지급돼 90만~100만원에 팔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데는 더 이상 단말기 저가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뜻도 있지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점유율을 늘리지 않겠다는 것이 숨겨진 의도라는 것이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