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채(61) 대한수영연맹 부회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차 있었다. 2007년 34명에 그쳤던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정식 선수는 올해 150명까지 늘었다. 그가 1984년 만든 Y.C 싱크로 클럽에는 100명이 넘는 꿈나무들이 싱크로계의 김연아 손연재를 꿈꾸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영채 부회장은 지금도 서울체고에 위치한 수영장을 찾아 직접 어린 꿈나무를 지도하고 있다. 싱크로 불모지인 한국에도 희망이 싹트고 있다. 지난 8월 끝난 런던 올림픽에서도 그의 제자인 박현선-박현아 자매가 듀엣부문에서 결선에 올라 12위를 기록했다. 가능성을 본 것이다.
김영채 부회장은 '싱크로의 대모'라 불린다. 그가 처음부터 이 종목을 했던 것은 아니다. 1966년 제5회 아시안게임에는 하이다이빙에 출전했다. 그리고 한국 수영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따냈다. 4년 뒤 열린 제6회 아시안게임에서도 하이다이빙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1972년도 대학을 졸업한 이후 충북에 체육교사로 활동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싱크로를 접하게 됐다. 1983년 한국이 88올림픽을 유치한 것이다. 김영채 부회장은 "당시 한국에는 싱크로가 도입되지 않았다. 당시 수영연맹회장이던 이명박 대통령의 후원으로 미국 산타바라라로 연수할 기회가 생겼고 그때 처음 접했다"고 떠올렸다.
1983년 미국 산타바바라에 연수를 다녀온 김영채 부회장은 싱크로를 처음으로 한국에 도입했다. 1년 뒤에는 Y.C 싱크로 클럽을 만들어 후학양성에 힘썼다. 이 공로를 인정해 IOC(국제올림픽 위원회)는 '2012년 IOC 여성과 스포츠 디플로마'라는 공로패를 김영채 부회장에게 전달했다. 탁구 영웅으로 스포츠행정가를 거쳐 지금은 국회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에리사 씨가 2006년 이상을 수상한지 6년 만에 두 번째 쾌거다. 김영채 부회장은 "한 우물을 오래 파다보니 공로를 인정해준 것 같다. 10살 때부터 물에 뛰어들다보니 이런 상도 받게 됐다"며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에서 김연아같은 스타가 나오는 게 나의 진짜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