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 기가 막힌 '품앗이' 음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 음원차트를 주름잡는 히트곡들의 공통점은 찰떡궁합 피처링을 만났다는 점. 에픽하이의 '춥다', 힙합듀오 긱스의 '오피셜리 미싱 유 투(Officially Missing You, Too)', 프라이머리의 '물음표(?)', 별의 '귀여워'등 차트 상위권에 오른 곡 다수가 협업의 결과물들이다.
또 국내를 넘어서 전세계 하반기 음원차트를 휩쓸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품앗이'의 핵폭탄급 위력을 제대로 보여준 곡. 현아가 외치는 한마디, '오빤 딱 내 스타일'에 전세계 남성팬들이 무너져 내렸다. 적재적소 '협업'의 무서운 시너지다.
소유의 재발견
홍대 인디듀오 긱스의 '오피셜리 미싱 유, 투'는 씨스타 소유의 피처링으로 신선한 생명을 얻은 곡. 팀내 효린의 파워풀한 보컬에 가렸던 소유의 목소리는 이 노래를 통해 '감성보컬'이란 평가를 끌어냈다. 발랄한 댄스곡 안에 숨어있던 감성적이고 섬세한 소유의 보컬이 감상포인트.
이하이는 데뷔곡 '1,2,3,4'를 발표하기 전 같은 소속사 에픽하이의 '춥다'에서 노래를 부르며 기대치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이하이의 무심한 듯, 읊조리는 듯한 성숙한 보컬은 '춥다'에 귀를 쫑긋 세우게 했다. 에픽하이의 타이틀곡 '돈 해이트 미(Don't Hate Me)'보다 음원 상위권에서 오히려 장기순항 중이다.
최근 합작의 가장 큰 성공작은 뭐니뭐니해도 싸이와 현아의 '강남스타일'이다. 현아가 없는 '강남스타일'뮤직비디오는 생각하기도 힘들만큼, 누구도 대체불가능한 현아만의 색깔로 유튜브 클릭을 올렸다. 뮤직비디오 우정출연을 넘어서 현아 버전의 '오빤 딱 내 스타일'까지 탄생시킬 만큼 싸이와 현아가 만들어낸 비주얼의 시너지 효과는 엄청났다. '강남스타일'은 싸이뿐 아니라 현아의 대표곡이 됐다. 엄청난 반향 덕분에 현아는 싸이의 미국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의 눈에 띄었다.
인순이, 조PD 노래를 뺏었나
가요계에서 품앗이는 댄스나 힙합 음악의 피처링이 대부분. 한 곡안에서 서로 다른 가수와 연주자가 섞여 듣는 재미를 높인다는 게 제일 큰 장점이다. 특히 랩댄스곡에서 랩만 계속 이어졌을 때 느낄 수 있는 지루함을 멜로디가 들어간 보컬 피처링으로 극복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래퍼 측에서 가수에게 부탁을 해서 시작되지만 노래를 부른 가수들에게도 터닝포인트가 된다. 기존에 보여주던 모습에서 벗어나 가창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절효의 기회이기도 하다. 잘만 부르면 피처링한 곡도 자신의 대표곡으로 만들 수도 있다. 한 때 가요계에선 조PD의 '친구여'를 모두 인순이의 노래로 안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였다.
소유의 소속사 스타십엔터테인먼트는 "이번 피처링을 통해 소유의 재발견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긱스도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윈윈'의 성공작으로 평가한다"면서 "신선한 시도에 팬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의외의 뮤지션들과 협업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