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 K-리그 감독들에게 이번 겨울은 너무도 춥다. 시즌 막판에만 벌써 두 명의 사령탑 교체가 확정됐다. 남은 감독들 예상 거취를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몇몇 사령탑이 더 지휘봉을 내려놓을 수 있다. K-리그판에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대구-대전 감독 재계약 불발
모아시르 페레이라 대구 감독이 첫 희생자가 됐다. 대구는 29일 모아시르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당성증 수석코치를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대구는 상대팀을 고려하지 않는 공격 일변도 전술로 그룹A 진출에 실패했다. 대구는 1+1년 계약을 맺은 모아시르 감독을 포함한 4명의 브라질 코칭스태프를 계속 끌고 가기에는 재정적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유상철 대전 감독도 재계약이 불발됐다. 전종구 대전 대표이사는 30일 "12월1일 이사회가 있다. 유 감독에게 더 이상 지휘봉을 맡기지 않는 방향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내년 스플릿시스템 생존경쟁은 더 치열한 만큼 리더십과 카리스마, 경험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대전은 시즌 중후반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는 등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 성적이 이어졌다. 후임으로는 김인완 부산 수석코치, 최윤겸 전 대전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나 떨고 있니
2부리그 강등을 막지 못한 최만희 광주 감독도 거취가 불투명하다. 최 감독은 광주와 계약기간이 1년 남았지만 1부리그 잔류를 이뤄내지 못했다. 최 감독은 28일 대구전 직후 "강등된 마당에 내년 시즌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먼저 구단주와 상의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윤성효 수원 감독과 최진한 경남 감독은 일정 이상의 성적을 냈지만 사령탑 교체와 관련한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윤 감독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대대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K-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해 구단 안팎에서 이야기가 많다. 윤 감독은 수원과 계약기간이 내년 6월까지다.
▶한 번 더 기회를
올 시즌 지도자 4년차 만에 첫 실패를 맛본 신태용 성남 감독은 유임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K-리그 준우승, 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 우승을 이뤄낸 만큼 한 번 더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경훈 제주 감독 역시 내년에도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1부리그 잔류를 이뤄낸 하석주 전남 감독과 김학범 강원 감독은 계속해서 팀을 이끌 전망이다. 한편,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냈지만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김호곤 울산 감독은 거취를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