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체크카드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신용카드와 비슷하게 책정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하나SK카드, 현대카드 등 대형 카드사의 체크카드 평균 수수료율은 영세 가맹점의 경우 1.0%이지만 일반가맹점은 1.5~1.9%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평균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으나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전혀 인하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골프장이나 주유소, 할인점 등 업종의 경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가맹점 중간 수수료율이 같다. 소비자 단체와 중소가맹점들은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내려간 만큼 체크카드 수수료 역시 이에 맞춰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용카드는 카드사가 미리 대금을 지불하고 나중에 돈을 되돌려 받기 때문에 관리비용이 들지만, 체크카드는 고객의 계좌 예치액을 입출금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높게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체크카드는 부가서비스가 거의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카드론, 리볼빙 등 신용 대출 서비스를 제대로 할 수 없고 계좌에 있는 돈만 쓰게 돼 있어 부가서비스를 많이 줄 수 없다"면서 "부가 혜택은 신용카드의 10% 수준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의 경우 해외의 경우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국내에 비해 현저히 낮다. 미국의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0.7%, 캐나다는 0.2% 수준이다. 이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에 비해 30%, 1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신용카드의 최대 80%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성대 경제학과 김상봉 교수는 “체크카드는 이용자의 예금 잔액 한도내에서 즉시 결제가 이뤄지는 만큼 신용구매로 유발되는 자금조달·대손·연체관리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체크카드의 원가가 신용카드 보다 낮은 만큼 수수료를 더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