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뜨개질 하는 집, ‘바늘이야기’. 송영예(44) 대표의 바늘이야기는 전국에 걸쳐 60군데에 프랜차이즈를 두고 있는 유명한 업체다. 지난 1998년 설립 이후 이듬해 국내 최초로 쇼핑몰을 겸한 손뜨개 전문 사이트를 열었으며, 한 때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150여 군데를 넘기도 했다. 특히 송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서울 이대점은 일본의 유명한 수편사 기업 ‘클로버’에서 매달 한 차례씩 찾아와 영업을 펼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손뜨개 전문 쇼핑몰이 됐다.
바늘이야기의 나눔 스토리는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손뜨개협회와 함께 손잡고 손으로 뜬 목도리를 복지관의 노인들에게 나눠주는 ‘머플러데이’를 진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현재 머플러데이는 학생과 일반인까지 참여하는 의미 있는 이벤트로 발전했다.
송 대표는 제휴를 맺고 있는 ‘콜드플라워’로부터 착한가게에 대한 얘기를 듣고 흔쾌히 참여했다. ‘착한가게’에 참여하게 된 지는 올해로 3년째로 ,매출의 1%를 현금으로 기부한다. 송 대표로부터 착한가게에 동참하게 된 계기와 나눔의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머플러데이’라는 말이 참 따뜻하게 들립니다.
매년 12월 8일에 하고 있어요. 12월은 겨울이 시작되는 달이고, ‘8’자는 목덜미에 머플러를 두른 것 같잖아요. 우리가 실로 만든 목도리를 짜니까, 실이 엉켜 있는 형상이기도 하구요. 4년 전에 처음 시작할 때는 20개 정도 짰어요. 올해는 2000개를 만들었습니다. 인근 양로원에 계시는 어르신들께 나눠주고, 남는 것은 현장에서 자선 바자를 열어서 현금으로 기부할 예정이예요.
-목도리 2000개를 짜려면 시간이 많이 들겠는데요.
우리가 직접 짜는 것보다는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목도리를 짤 수 있도록 가르치는 역할을 해요. 그러니까 협회 소속 강사들이 나서 강습을 하는 거죠. 학교에 계시는 가정 선생님께 뜨개질을 가르치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그 아이들이 만든 목도리를 함께 기부하는 거죠. 직접 갈 수 없는 곳은 동영상 CD를 보내주기도 해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잖아요. 특히 엄마들한테 반응이 좋아요. 손뜨개질이 학생들 집중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거든요. 그래서 엄마랑 아이들이랑 같이 수업 받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아이들이 머플러데이에 참여하면 학교에서 사회봉사활동 14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거든요. 또 의외로 손뜨개를 배우고 싶은 남성분들도 많아요.”
-가장 보람 있을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딸만 둘이거든요. 대학생 고등학생인데, 딸들이 저에게 ‘나는 엄마가 멘토에요’라고 말해요. 저는 이 일을 하기 전에 평범함 주부였거든요. 아이들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수제 니트와 손뜨개 전문점을 열게 됐는데, 선택을 잘 한 거죠. 수익은 실이나 바늘 같은 제품을 팔아서 얻는 데, 그렇게 되려면 손뜨개를 가르칠 수 있는 교육이 필수예요. 그러니까 이 사업은 진득하게 해야 되는 거죠. 큰딸이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큰 회사에 취직하는 것도 좋지만 자력으로 뭔가를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살아온 인생이 딸에게 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이 스스로 뿌듯합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20개로 시작된 머플러 나눔이 지금은 2000개가 됐습니다. 2000개의 머플러가 되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어요.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바늘이야기의 기획은 저 혼자 했지만, 60여 개의 프랜차이즈가 안착하는 데는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지요. 사업은 절대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나눔이라는 것도 그런 게 아닐까요. 나의 작은 기부가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가 된다고 봐요. 그런 생각으로 좀더 많은 사람과 나눔을 함께 하고 싶어서 착한가게에 동참하게 됐어요. 착한가게에 참여하는 곳이 점점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