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를 이유로 미루려 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사장단 회의)가 골든글러브 때문에 제시간에 열린다. KBO 이사회가 11일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창단 승인 혹은 승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모 구단 사장은 "KBO 이사회는 절대 여론을 무시하는 집단이 아니다. 여론을 파악하고 있고, 되도록 이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전제할 부분이 있지만 여론을 무시하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10구단 창단 승인에 난색을 표하는 구단이 있다. 그러나 다수의 구단이 "창단 승인을 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KBO 이사회 개최를 11일 오전 9시로 확정하기 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KBO 이사회는 매달 둘째 주 화요일에 열린다. 그러나 하필 12월 둘째주 화요일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리는 11일이다. 11월 공식 회의를 열지 않고 간담회 형식으로 만난 각 구단 사장들은 12월 회의 개최에 대해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선수협이 "10구단 창단 승인이 되지 않을 경우 골든글러브 수상식을 보이콧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취하자 KBO가 바쁘게 움직였다. KBO는 "보이콧을 할 경우,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정상적으로 열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취하면서도 구본능(63) 총재가 나서 물밑작업을 펼쳤다. 일단 KBO 이사회 개최일을 확정하며 한숨을 돌렸다. 여전히 선수협은 강경하다. "이사회에서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경우, 골든글러브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로야구 출범(1982년) 후 단 한 번도 없었던 골든글러브 시상식 취소는 이사회와 선수협 모두에게 부담스럽다. 다른 구단 사장은 "아직 찬반이 갈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사회도 파행을 바라지는 않는다. 일단 공식적인 이사회가 열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나"라고 밝혔다.
선수협은 지난 6월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을 유보하자 '7월 올스타전 보이콧'을 선언했다. KBO 이사회는 7월 "KBO에 10구단 창단 문제를 일임하고, 연내로 결론을 내린다"는 타협안을 내놓으며 파행을 막았다.
5개월 만에 10구단 창단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 사이 KT가 경기도 수원시와 손잡고 창단을 선언했고, 전라북도가 부영건설을 파트너로 내세웠다. KBO 이사회는 9개 구단 사장과 총재가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10구단 창단 문제가 투표로 이어지다면 3분의2이상인 7표를 얻어야 승인이 될 수 있다. 모 구단 사장은 "올해 가장 중요한 안건 중 하나다. 되도록 투표까지 가지 않고 결론을 내는 방향을 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