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미(32)-윤형빈(32·윤성호) 커플은 지난 12일 진행된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녹화장에서 "2월 22일 결혼한다"고 말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스타들이 자신이 출연중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결혼 발표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에서 배우 엄태웅(38)도 "미안한데"라고 입을 뗀 뒤 "나 장가간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지난 5월 화촉을 밝힌 정준하(41)와 지난달 웨딩마치를 울린 하하(33·본명 하동훈)도 마찬가지. 이들도 7년간 출연한 친정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에서 결혼 계획을 밝혔다. 보너스로 결혼식 과정과 장면 등도 공개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스타들이 기자회견장에서 격식을 갖추고 결혼 발표를 하는 모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그렇다면 왜 스타들은 자신이 출연중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결혼 발표를 할까.
▶시청자들에게 직접 좋은 소식을 알리고 싶어서
스타들은 보도자료나 SNS가 아닌 자신이 출연하는 예능에서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시청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 그동안 받은 사랑을 보답할 수 있는 찬스가 될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무한도전' 멤버들이다. 이들은 특별한 일이 생길 때마다 발 빠르고 유쾌하게 전하는 코너 '무한뉴스'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대소사를 먼저 전해왔다. 지난 4월 정준하는 결혼식을 한달 앞두고 '무한도전'에서 공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MBC 노조파업으로 프로그램은 결방됐고 인터넷용 '무한뉴스'로 알리기 위해 직접 제작에 나서는 노력을 기울였다. 발표를 미뤘던 정준하의 결혼소식은 본지 단독보도(지난 4월 1일)로 세간에 알려졌지만 '무한뉴스'에서 '니모'와의 결혼 소식과 멤버들에게 축하를 받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지난 8월 '무한뉴스'를 통해 열애·결혼을 동시에 발표한 하하도 팬들의 두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다. 지난 8월 '무한뉴스'에서 하하는 "별은 신앙심이 무척 깊은 강한 사람이라 순결 서약을 지켜줬다. 첫 키스는 산에서 했다. 결혼식 날인 11월30일 날 제 모든 에너지를 쏟겠다"며 화끈하게 고백했다. 국민예능 '무한도전'을 이끌고 있는 멤버들은 시청자들에게 결혼 발표를 먼저 전하는 것은 물론, 결혼식 장면과 신혼집 등도 여과없이 꾸밈없이 보여주며 사랑에 보답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스타들은 자신의 결혼 소식을 출연 프로그램에서 먼저 공개하면서 '시청자분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드리고 싶었다.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시청자들의 호감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 시청자들은 스타들의 이런 이벤트를 통해 친밀감을 느낀다" 말했다
▶제작진 및 프로그램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의리파 스타들은 제작진과의 의리를 위해 출연 프로그램에서 결혼 소식을 발표하기도 한다. 지난달 '1박2일'에서 윤혜진씨와의 결혼을 깜짝 고백한 엄태웅이 대표적. 엄태웅은 먼저 제작진에게 결혼 발표를 '1박2일'에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을 정도로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이 먼저 하기 힘든 얘기를 엄태웅이 꺼내 제작진이 고마워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자신을 예능의 세계로 이끌어준 제작진에 대한 보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엄태웅의 번뜩이는 제의 덕분에 '1박2일'은 화제몰이에 성공했고, 시청률 상승세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관계자는 "100명에 가까운 제작진과 멤버들이 녹화를 진행하고 전파를 타기까지 엄태웅의 결혼 소식은 철통보안을 유지했다. 덕분에 엄태웅과 제작진이 모두 원하는대로 '1박2일'에서 처음 결혼 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며 "엄태웅의 경우 따로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편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결혼 소식을 전할 수 있어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개콘'을 통해 결혼 소식을 공개한 정경미-윤형빈 커플의 경우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프로그램에서 알리고 싶어했다. 두 사람은 지난 12일 '개콘' 녹화장에서 결혼 발표를 하며 7년 열애의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9월 이승윤도 코너 '감수성'을 통해 청첩장을 돌리며 결혼을 알려 눈길을 끌었다.
'개콘' 관계자는 "담당 PD가 프로그램의 힘을 기르기 위해 프로그램에서 개인의 대소사를 전하라고 힘주어 말한다"며 "코미디언들은 아이템을 통과하려면 제작진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한다. 제작진이 원하는걸 해줄 수 밖에 없다. 서로 윈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