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강호동과 유재석은 2강 체제를 유지하며 지상파 3사 연예대상 시상식을 휩쓸었지만 지난해 강호동이 잠정은퇴 선언 후 1년간 공백기를 가지면서 연예대상 분위기가 달라졌다. 유재석과 대상 수상을 두고 경쟁할 후보로 이경규·김병만 등이 거론되는 건 지난해와 똑같지만 신동엽과 김준호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는 점이 지난해와 다른 점이다. 22일 KBS 연예대상에 이어 29일과 30일 각각 열리는 MBC, SBS 연예대상의 기상도를 알아봤다.
▶MBC
MC 강호동을 제외하면 볼거리가 없는 '볼품 없는' 시상식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지난 한해 동안 MBC 예능이 장기파업의 직격탄을 받았고 줄줄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 내세울 만한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새롭게 선보였던 프로그램 중 살아남은 프로그램이 없을 정도로 MBC 예능은 1년 내내 침체기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인물이 아닌 작품에게 대상의 영예를 돌렸던 MBC 연예대상이 올 해는 인물에게 대상을 줄 가능성이 높다.
가장 유력한 건 '무한도전' 1인자 유재석. 비록 '놀러와'가 낮은 시청률 등의 이유로 9년 만에 폐지 결정이 났지만 '놀러와'를 400회 넘게 진행하고 MBC 대표 예능 '무한도전'을 300회 넘게 이끌었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한 대상 후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건 최우수상이다.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은 '라디오스타' MC 윤종신·김국진·유세윤·슈퍼주니어 규현이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명수도 수상이 점쳐진다. '코미디에 빠지다'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 '우리들의 일밤-매직콘서트 이것이 마술이다' '최강 연승 퀴즈쇼 Q' 등 박명수가 1년간 진행한 프로그램만 5개. 시청률은 낮지만 1년간 MBC 예능의 기둥 역할을 한 공헌도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KBS
지상파 3사 시상식 중 강호동의 빈자리가 가장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강력한 대상 후보로 떠올랐던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 시즌1 강호동이 빠진 자리를 올해 '불후의 명곡' '안녕하세요'의 신동엽과 '개그콘서트' '해피선데이-남자의자격(이하 남격)'의 김준호가 채웠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남격'의 이경규·'해피투게더'의 유재석·'1박2일' '승승장구'의 이수근과 대상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다섯 후보 모두 대상 수상자로 적합하지만 문제는 강력한 한방이 없다는 것. 투표에 참여하는 PD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대상을 제외한 최우수상과 신인상 등은 '개그콘서트' 팀이 싹쓸이 할 전망이다. 올해 '개그콘서트'의 핵심 멤버였던 신보라·김준현·허경환·양상국·정태호·박성호·김대희 등이 막강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1박2일'을 통해 뛰어난 예능감을 발산하고 있는 성시경·주원·엄태웅·김승우 중에서도 수상의 영광을 얻는 주인공이 탄생할 전망이다. 최근 100회를 맞이한 '안녕하세요'의 MC 컬투·이영자도 죽어가는 프로그램의 불씨를 살렸다는 점에서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SBS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유재석·김병만·이경규의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대상 3파전이 예상된다. 유재석의 '런닝맨'은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초반 프로그램이 정신없고 룰도 복잡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런닝맨' 각 멤버들은 확실한 자기만의 캐릭터를 확보하면서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유재석은 다양한 분야의 게스트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아우르며 확실한 존재 이유를 과시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런닝맨'으로 대상을 수상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으로 또한번 대상 도전에 나선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세계 오지를 돌아다닌 김병만은 팀원들과 함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진수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병만족 족장이라는 호칭 하에 정글에서 부족원을 다독이고 희생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기기 충분했다는 설명. 다큐도 예능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최고 공로자라는 점은 가산 요인이다.
이경규는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를 여타 토크쇼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프로그램으로 키워냈다. 기존 토크쇼에서 볼 수 없었던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정치권 인사와 스포츠계 스타들은 이경규 앞에서 무장해제 당한 채 쉽게 자신들의 속내를 드러냈다.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을 오랫동안 묵묵히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