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여자사격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김장미(20·부산시청)의 별명은 '4차원 소녀'다. 그녀는 엉뚱하면서도 톡톡 튀는 언변을 과시한다. 금메달을 딴 뒤 "대표팀 회식 제가 쏩니다", "CF요? 감사합니다~"라는 입담 과시했다. 4개월이 흘렀지만 그녀는 여전히 4차원이다.
-런던올림픽 이후 어떻게 지냈나.
"예능프로그램도 나가고 CF도 찍었다. 한동안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하루에 40분만 잤다. 한국 와서 총을 쏘려니까 팔이 안 올라가더라. 그래도 런던올림픽 이후 4개 대회에서 3차례 우승(9월 봉황기, 경찰청장기, 10월 태국 월드컵파이널)했다. 근데 성적이 연봉과 직결되는 전국체전에서 5위에 그쳐 안습이다. 하하."
-올해로 소속팀과 계약기간이 끝난다. 대기업팀과 신생팀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던데.
"부산시청에 남는다. 올림픽이 끝난 뒤 이미 결심을 굳혔다. 지금의 김장미를 있게 해준 팀이다. 돈 때문에 배신하고 싶지 않다. 서성동 감독님 밑에서 더 성장하고 싶다."
-방송 프로그램 출연 경험은 어땠나.
"평소 개그맨 이수근 오빠 팬이었다. KBS '해피투게더3'에 깜짝 게스트로 나와줘 눈물까지 흘렸다. 가짜 중국어 너무 웃긴다. 요즘은 연락하고 지낸다. 영화배우 하정우 씨도 좋아한다. 드라마 ‘히트’가 20부작인데 서른번 넘게 돌려봤다. SBS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깜짝 전화연결됐다. 너무 떨렸다. 전화를 끊고 모든 질문에 '하정우'라고 답했다. 하하. 유재석, 윤종신 오빠와도 친해졌다."
-스포츠 브랜드 CF 촬영을 했더라. 스모키 화장을 해서 깜짝 놀랐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한 화장을 했다. 난 평소 스킨만 바르고 로션도 안바른다. 함께 촬영한 유도 조준호(한국마사회) 오빠는 직접 여성용 화장품을 갖고 다니며 발라 깜짝 놀랐다. 하하. 난 요즘도 귀찮아서 짧은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두 달에 한번 정도 미용실에 가는데 한번 갈 때 완전 짧게 자른다. 최근 은곡여성체육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드레스를 입고 오랬는데 빡빡 우겨 바지를 입고갔다. 학창 시절 때도 교복치마 입기 싫어서 새벽에 학교에 갔었다."
-런던올림픽 기간 중 고1 때 쓴 버킷리스트가 공개됐다. 7개 목표 중 4개를 달성했다. 6번째 목표가 25세 사격 은퇴 후 공항 경찰특공대가 되는 것이던데.
"고등학교 때 숙제였는데 엄마가 보관하고 있을 줄 몰랐다. 말하는대로 이뤄져 신기하다. 실제로 청와대경호관과 중앙경찰학교에서 러브콜이 왔다. 어릴적부터 경호원과 강력계 형사가 꿈이었지만 나이 제한도 있는터라 힘겹게 거절했다."
-새로운 목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해 진종오(KT) 선배처럼 대회 2연패를 하고 싶다. 사격은 수명이 길어서 앞으로 노력하면 몇 번 정도는 올림픽에 더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같은 종목 선배가 우리 아버지랑 동갑이다. 결혼하고 아이 낳아서도 기량을 유지한다면 계속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51살에 고아원을 설립하고, 54~80세에 주식·펀드를 공부시켜 그 중 믿음직한 아이 한 명을 선발해 고아원을 인수인계하며, 81세에 남은 재산을 고아원에 기부하고 자다가 편하게 죽는다는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하."
-김장미의 사격인생을 경기에 비유한다면.
"사격은 본선 60발, 결선 20발이다. 지금 본선에서 10발을 쐈고 순위는 상위권이다. 난 아직 스무살이고 출발 단계고, 아직까지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