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살인적인 칼바람과 폭설에도 배우들은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난로삼아 촬영장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엄동설한에 맨 몸을 맡길 수는 없는 일. 방한용품과 특식 등으로 유래없는 추위를 이겨내는 저마다의 방법을 찾아봤다.
▶방한 용품도 패션
동장군도 울고 갈 강추위이지만 스타들은 저마다의 노하우를 자랑한다. 털복숭이 강아지를 연상케하는 복실복실한 귀마개는 기본. 발끝까지 내려오는 오리털파카도 필수품이다. 몸 곳곳에는 붙이는 핫팩으로 '내실'을 기한다. 여기에 패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아무리 추워도 스타일까지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
KBS 2TV '학교2013'에서 전설의 경기도 짱 고남순 역을 맡은 이종석은 분홍색 귀마개를 착용하고 '깜찍한 일짱'으로 거듭났다. 극중 이종석과 대립 구도를 이루는 김우빈은 한 술 더 떠 캐릭터 귀마개와 핑크색 하트 담요, 벙어리 장갑 등의 아이템으로 중무장했다.
'내 딸 서영이' 마마걸 호정 역의 최윤영은 특이한 디자인의 핑크색 귀마개로 감각을 뽐냈다. 양쪽 귀마개를 이어주는 밴드 없이 머리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패션과 방한 중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 관계자는 "야외 촬영시 담요와 휴대용 가스난로는 필수품이다. 여기에 약국에서 파는 쑥찜질팩을 온몸에 붙이면 야외촬영도 두렵지 않다"고 전했다. 허허벌판에서 진행되는 사극촬영은 더욱 고되다. SBS '대풍수' 김소연은 틈틈히 핫팩으로 온몸을 덥힌다. '전우치' 차태현은 이동식 손난로로 추운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온기를 더했다. '전우치' 관계자는 "배우들이 극중 짚신을 많이 신다보니 추운 날씨에 고충이 많았다. 고참 배우인 성동일씨가 먼저 운동화를 신은 다음, 그 위에 덧버선과 짚신을 겹쳐 신는 노하우를 전수한 이후 다른 배우들도 이를 따라하며 추위를 이겨내고 있다. 야외 촬영중에는 난로를 쓸 수 없는 상황도 있는데, 이 경우 아예 장작을 모아 불을 떼기도 한다"고 밝혔다.
▶역시 밥심이 최고
지난달 9일 경기도 남양주의 SBS '내 사랑 나비부인' 촬영장은 밥차에서 나오는 후끈한 김의 열기로 가득찼다. 극중 스타병에 걸린 철없는 며느리 남나비 역의 배우 염정아가 빡빡한 촬영 일정 때문에 제 때 식사를 챙겨먹지 못하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위해 출장뷔페를 제공한 것. 극중 염정아의 시어머니 역할을 맡은 김영애도 이에 질새라 3주 후 100인분 상당의 밥차를 준비했다. 스태프들은 연일 제공되는 특식을 소화시키느라 추위를 느낄 새도 없었다는 후문.
23일 종영한 MBC '메이퀸'의 주인공 김재원은 지난달 촬영지인 울산과 서울을 오가는 스태프들을 위해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 김재원은 직접 사비를 털어 80인분에 해당하는 삼겹살을 공수해 잔치를 벌였다. 고기를 먹고 힘을 낸 덕인지, '메이퀸'은 마지막 방송에서 25.9%의 프로그램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MBC '마의' 촬영장에는 삼계탕까지 등장했다. 극중 의녀 6인방으로 등장하는 이숙·김영임·오인혜·오은호·허이슬·이지선이 가장 고참인 이숙을 중심으로 사비를 모아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삼계탕 밥차를 불러 식사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직접 챙기며 각별한 회식 자리를 마련했다. 이들은 자체 제작한 ''마의'의 마스코트 꽃의녀들이 작은 정성을 모아 준비했어요'라고 글이 쓰인 현수막까지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팬들이 책임진다
팬들이 스타의 건강을 직접 챙기는 경우도 있다. MBC '보고싶다'에서 강력반 형사 한정우 역을 맡은 박유천의 일본 팬들은 직접 촬영 현장을 방문했다. 자발적으로 일정금액을 모아 2일 열린 팬미팅 직전, 촬영장에 따뜻한 간식과 음료를 마련했다. 관계자는 "박유천의 팬들이 겨울이 되자 귀마개, 핫팩 등 방한 용품을 많이 보내오고 있다. 특히 박유천 팬클럽은 평소에도 불우이웃을 위한 기부를 실행하는 등 새로운 팬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룹 슈퍼주니어 최시원의 팬클럽은 SBS '드라마의 제왕' 스태프들에게 출장뷔페를 선물했다. 지난 5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드라마의 제왕'세트 촬영장에 100인분 상당의 출장뷔페를 제공한 것. 이들은 뷔페와 함께 '오늘은 이 강현민이 쏜다. 자기 시청률 올라가는 소리 들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류수영의 팬클럽도 '아들녀석들' 스태프 100명 분의 밥차를 선물하는 통 큰 이벤트를 벌였다. 10월 21일 류수영의 팬클럽 회원들이 촬영지인 강원도 삼척까지 찾아와 100인분의 밥차를 선물했다. 이들의 방문은 류수영 본인조차 몰랐을 정도로 극비리에 이루어져 훈훈함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