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말 대한축구협회장을 뽑는 선거권(대의원)을 갖게 되는 시도 협회와 축구협회 산하 연맹의 회장 선거가 막바지다. 대부분의 시도 협회와 산하 연맹이 현 회장을 재추대하는 분위기가 많은데, 몇몇 시도 협회는 치열한 경선이 이뤄지고 있다. 급기야 현역 국회의원이 시도 협회장에 출마했다가 탈락하는 일도 일어났다.
부산시축구협회는 27일 저녁 차기 협회장을 뽑는 대의원총회를 열었다. 후보는 3명이었다. 백현식 현 회장과 김용석 덕천중 감독에 이어 뒤늦게 갑자기 새누리당 이헌승 국회의원(부산진을)이 후보로 등록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경선으로 시도 협회장 선거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를 두고 축구협회장 선거의 유력 후보들로 꼽히는 정몽규 프로연맹총재와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의 대리전이라는 시선이 있었다. 백 회장은 허승표 회장과 친분이 있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정몽규 총재와 고려대 동문인 이헌승 의원이 경선에 나섰다는 해석이었다.
새 회장을 뽑는 데 2차 투표까지 진행됐고 3시간 가량 걸렸다. 1차 투표에서 백현식 후보와 이헌승 후보가 각각 6표, 김용석 후보가 3표를 얻어 2차투표에 들어갔다. 2차 투표에서 백현식 후보는 대의원 15명 중 8표를 받아, 7표를 얻은 이헌승 의원을 가까스로 제치고 재선출됐다.
2005년부터 부산시축구협회를 이끌어 온 백 회장은 "명예회복의 기회를 준 대의원들에게 고맙다. 학교 체육의 환경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거쳐 2012년 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부산진을에서 당선된 이헌승 의원은 A매치 부산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단 1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앞으로 남은 시도 협회장 선거는 2~3개다. 서울시협회와 제주시협회가 28일 대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뽑는다. 서울시협회는 후보 등록 마감 시간을 두고 편법논란 끝에 최재익 로얄FC 단장이 단독 후보로 나선다. 제주시협회는 이성철 현 회장과 양석후 제주도체육회 부회장의 경선이 이뤄진다. 한편 경남도축구협회는 정관 개정 등을 이유로 대한축구협회와 협의, 내년 1월 10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뽑기로 일정을 미뤘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대한축구협회장 어떻게 뽑나>대한축구협회장>
24명의 대의원이 뽑는다. 16개 시도 축구협회장과 프로축구연맹, 실업축구연맹, 대학축구연맹 등 8개 축구협회 산하 연맹 회장이 대의원으로 투표권을 행사한다. 투표 인원이 적어 13표만 확보하면 한국 축구의 대권을 쥘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선거전은 3파전이다.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총재가 곧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은 두번이나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패했지만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조중연 현 회장과 가까운 김석한 중학연맹회장은 이미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달 28일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