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과 2009년. 국민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덕분에 행복했다. 세계적인 야구 선수들과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제경기의 재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3회 WBC가 드디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참가국 증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참가국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종전 대회에는 16개국이 참가했지만 이번 대회는 예선을 포함해 28개국이 출전했다. 2회 대회 우승팀인 일본과 준우승팀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이 지난 대회 성적에 따라 본선 자동 진출권을 따냈다. 나머지 16개국은 4개조로 나뉘어 지난해 10월과 11월 예선을 치러 대만과 캐나다, 브라질, 스페인이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회 위상도 높아졌다. 당초 WBC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 붐을 일으키고 수입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한 대회였다. 그러나 국제야구연맹(IBAF)은 지난해 총회에서 야구월드컵을 폐지하는 대신 WBC를 공식 야구 세계선수권대회로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축구의 월드컵처럼 WBC 우승팀이 명실상부한 세계 야구 챔피언으로 인정받는다는 뜻이다.
◇한·일전은 최대 3번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본선 방식도 바뀌었다. 지난 2회 대회는 1라운드(16강)와 2라운드(8강) 모두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치러졌다. '패자부활전'이 있어 한 번의 패배까지는 허용되는 제도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는 풀리그로 치르고, 2라운드에서만 더블 엘리미네이션을 채택했다.
2009년 대회에선 한국과 일본이 1·2라운드에서 모두 같은 조에 배정돼 결승전까지 무려 5차례나 맞붙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에서 한국이 B조, 일본이 A조로 엇갈려 2라운드부터 대결하게 됐다. 준결승과 결승은 여전히 단판제다. 한국과 일본은 2라운드에서 1~2차례 만나게 되고, 4강에 올라 결승에서 만날 경우 최대 3번까지 싸울 수 있다.
◇투구수 제한 강화
일본 선수회가 대회 보이콧까지 고려하면서 항의했던 수익 배분 방식도 달라졌다. 주최측인 미국과 별도로 한국과 일본 등 참가국에서 독자적인 마케팅과 수익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한국도 이전 대회와 비교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각국의 프로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다는 이유로 적용된 '투구수 제한 규정'은 더 강화됐다. WBC 조직위는 투수 한 명당 1라운드는 65개, 2라운드는 80개, 4강부터는 95개를 최대투구수로 제한했다. 2회 대회보다 5개씩 줄었다. 투수가 한 경기에서 공을 50개 이상 던지면 나흘을, 30~50개 사이를 던지거나 이틀 연속 등판하면 하루를 쉬어야 한다. 연장 12회까지 승부가 나지 않으면 주자를 무사 1·2루에 둔 상황에서 공격하는 '승부치기'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