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한 몸치 기자의 새해 소원은 ‘웨이브 한 번 멋들어지게 해보는 것’이다. 스포츠 스타들의 새해 소망은 뭘까. ‘부상 없이 건강한 한 해 보내고 싶다’ ‘득점왕이 되고 싶다’ 이런 소원은 사절 했다. ‘메인’ 메뉴야 어자피 뻔하지 않은가. 그래서 톡톡 튀는 ‘사이드’ 메뉴를 요구했다. 그랬더니 숨겨진 스타들의 속마음이 드러났다. 갖고 싶거나 탈출 하고 싶은 것들. 자 여기 모두 풀어 놓았다. 스포츠 1팀
손연재(19·세종고) “운전면허 딸래요.” 스무살. 대부분의 금기가 풀리는 나이다. 새해 한국 나이로 20세가 되는 손연재는 “운전면허를 따고 싶다”고 했다. 이유는 “20살이 돼서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일종의 ‘20살 로망’이다. 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전지훈련을 해야 하니 “넓디넓은 모스크바에서 생활하는 데도 유용”할 것 같단다. 새해엔 운전하는 ‘요정’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지성(32·퀸즈파크레인저스) "장가 가기!" 그동안 매체를 통해 공개 구애도 해봤다. 자신을 “알아서 스스로를 챙기는, 손이 많이 가지 않는 남자”라고 소개했지만, 여전히 그는 솔로다. 부모님께 단 하나 남은 바람은 아들 장가가는 것. 박지성은 부모님 소원도 들어드려야 한다. 심각하든 사소하든 박지성의 목표는 “장가 가기!”. 장가가는 걸 너무 심각하게 생각해서 그동안 못갔으니 올해는 사소한 목표로 삼겠다는 게 박지성의 목표 달성 전략이다.
기성용(24·스완지시티)"한국 음식 최대한 먹기" 셀틱 시절 “두리 형의 ‘저녁 먹으러 오라’는 소리가 가장 반가웠다”는 기성용. 가족 없이 스완지시티에서 홀로 보내는 20대 꽃미남의 소박한 소망은 “맛있는 한국 음식을 최대한 먹는” 거다. 그동안 한국 팬들이 보내준 과자로 집 한켠이 가득찼는데, 이젠 바다 건너 온갖 한국 음식이 날아갈 지도 모를 일이다.
구자철(24·아우크스부르크) “독일어 완전 정복” 욕심 많은 구자철은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는 수준의 독일어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아직 전술 등을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하는 그에게 지금은 “코칭스태프가 전체 미팅 뒤 따로 불러 설명을 해준다”고. 구자철은 “일주일에 한 두 번 아우크스부르크 시내 어학원을 다니는 데 새해엔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진지하게 답했다. 사소한 목표마저 이렇게 진지하다니. 역시 ‘바른생활 사나이’ 구자철 답다.
손흥민(21·함부르크)“애송이 근육 탈출?” 185cm의 76kg. 건장한 체격이지만, 아버지 손웅정 감독은 그를 “애송이”라고 부른다. 손 감독은 쉰이 넘은 나이에도 무술 배우 이소룡을 연상케 하는 근육질 몸매를 자랑한다. 두 사람은 훈련을 끝낸 뒤 함께 샤워를 하며 복근과 허벅지 근육, 팔 근육 등을 일일이 비교한다. 손흥민에겐 근력을 얼마나 키웠는지 검사 맡는 시간이다. 손흥민은 “내년엔 반드시 아버지 근육을 넘어서겠다!”고 다짐했다. 손웅정 씨는 “근육이 자리잡으면 흥민이의 스피드가 15%는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신욱(25·울산) “마케팅 공부 좀 해보려고요.” 김신욱은 보기와 달리(?) ‘독서광’이다. 아침에 15분, 자기 전 30분은 꼭 책을 본다는 그는 지금까진 주로 종교 서적이나 마인드 컨트롤에 관한 서적을 읽었다. 선배 이영표의 거침없는 마케팅 철학에 영향을 받았을까. 새해엔 “마케팅 책을 보고싶다”는 당찬 목표를 밝혔다. 키 큰 사람 싱겁다는 건 완전 잘못된 말이다.
하대성(28·서울) “통역 없는 영어” 하대성은 그동안 데얀의 구박을 참아왔다. 공격수 데얀과 미드필더 하대성은 경기장에서 수시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사이. 하대성은 “그동안 데얀과 영어로 얘기를 해왔다. 그런데도 맨날 나한테 ‘영어 못한다. 공부 좀 하라’고 면박을 준다”고 투덜 거렸다. 그래서 하대성의 목표는 “영어 제대로 하기”다. 조건은 “통역 없이”.
문창진(20·포항) "노래 배우기" 지난해 U-19(19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제패에 혁혁한 공을 세운 문창진. 그런데 문창진은 청소년대표팀 내에서 이미 스타였단다. 동료 이창근은 “창진이가 대표팀 최고 가수”라고 증언했다. 애창곡은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 단,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로이킴이 부른 버전이다. 올해는 “노래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데, 이러다 ‘제 2의 구자명’이 나오는 건 아닐지.
홍명보(44·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가족들 잘 지내는 거죠."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사소한' 소원을 물어보는 질문에도 예의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연수 차 홀로 러시아로 떠나는 만큼 가족들 걱정이 앞섰다. "가족들이 무탈하길 바라는 것"이 가장 홍명보의 새해 소망이다. 홍 감독은 1월 중순 러시아 클럽 안지에 합류해 히딩크 감독 아래에서 지도자 수업을 한 뒤 5월 말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