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는 2005-06시즌 남자부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했다. 이어 2006-07시즌에는 여자부도 외국인 선수들을 맞이했다. 그 동안 수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무대를 밟았고, 성공과 실패의 명암이 엇갈렸다. 그러나 확실한 사실은 시즌을 치르면서 그들의 기량이 몰라보게 향상됐다는 점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이유를 '몰빵 배구'에서 찾았다. 신 감독은 1일 만난 자리에서 "배구는 스파이크를 많이 때릴수록 실력이 늘 수 밖에 없다"며 "그 동안 함께 뛰었던 안젤코와 가빈도 처음에는 만족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러나 많이 때리면서 기량이 확실히 늘었다. 지금 뛰고 있는 레오도 마찬가지다.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올 시즌 기록도 이유를 설명해 준다. 3라운드를 한 경기 남긴 2일까지 외국인 선수들은 공격 부문 상위에 대부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많이 때렸다는 증거다. 남자부 득점은 1~6위가 전부 외국인 선수들이며, 후위와 서브도 1~3위를 전부 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팀 내 공격 점유율도 가장 높다. 적게는 38%(마틴·대한항공)부터 많게는 53%(레오·삼성화재)까지 소속 팀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세터들이 위기 상황에서 해결사로 외국인 선수를 선택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신 감독은 "위기에서는 확률이 가장 높은 쪽을 선택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들의 해결 능력이 가장 좋기 때문에 (세터들은) 공을 그리로 보낼 수 밖에 없다"며 "또한 세터들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좋은 토스를 올려주는 것도 이들의 기량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팀들의 시스템과 훈련 방식도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올 시즌 러시앤캐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바카레 다미다. 다미는 1~2라운드에서 심한 기복을 보였지만 3라운드를 치르면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그는 2일 KEPCO전에서 팀 최초이자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후위·블로킹·서브 각 3개 이상)을 기록하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김호철 러시앤캐시 감독은 다미의 성장 이유를 '훈련량'에서 찾고 있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다미의 기량이 너무 부족했다"면서 "연습량을 늘리고 기본기를 다듬자 좋아졌다. 외국에서는 국내 팀들만큼 훈련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힘들어하지만 적응하면 실력은 금방 는다. 4라운드에 들어가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미는 "처음 한국에 와서 적응하는 것도 어려웠고, 힘든 부분도 있었다"며 "하지만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 향해 전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