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유현이 사랑스러운 기생 역할로 3년간의 공백을 깨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KBS 2TV 수목극 '전우치'에서 차태현(전우치)의 정보통인 기생 사랑손이 그가 맡은 역할.
극중 차태현을 향한 일편단심 순정을 보여주면서도 성동일·이대연 등 중년 연기자들을 눈웃음과 애교로 무장해제 시키며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옷고름을 풀어헤치는 첫 등장 신에서는 청순한 얼굴과는 다른 '반전 몸매' 때문에 본의 아닌 '선정성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많지 않은 출연 분량에도 등장 때마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김유현을 만났다.
-2009년 '돌아온 일지매' 이후 3년간 공백기가 있었다.
"학업을 마치는 데 주력했다. 2년간은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인디애나와 뉴욕에서 각각 1년씩 거주하며 전공인 성악 뿐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우고 재충전하는 시기였다. 오랜만에 연기자로 복귀하며 살짝 걱정했는데 반가워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다행이었다."
-복귀작으로 '전우치'를 택하게 된 계기는.
"'화이트'CF에선 깨끗하고 청순한 이미지, '천하일색 박정금'에선 어리고 발랄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이후에도 엄친딸·유학생 등의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이번에 맡은 사랑손이란 캐릭터는 여우같기도 하면서 집이 너무 어려워서 기생집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인물이다. 기존의 이미지를 깰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기생 역이라 해서 거부감은 전혀 없었다. 하정우 선배가 영화 '추격자'에서 살인마로 나온다고 진짜 살인마는 아니지 않나.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
-'전우치' 초반 '선정성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나에게는 오히려 그 신이 재미있었다. 만일 내가 연기를 못해서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다면 상처를 많이 받았을 것 같다. 하지만 여배우들은 시상식에서 그보다 더 파인 드레스도 많이 입지 않나. 아무래도 한복이다 보니 조금 야하게 보였을 것 같기는 하다. 나름대로 배우로서 소명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엄마는 시집 못간다고 난리가 나셨다.(웃음)"
-차태현·성동일을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면 연애도 잘 할 것 같다.
"여중·여고·여대를 나오다 보니 '밀당'에 능숙한 타입은 아니다. 한 번 누군가에게 빠지면 바보가 된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먼저 다가가 말도 못한다. 기껏 말할 기회가 생겨도 눈도 잘 못 마주치고 이상한 소리만 하곤 한다. 연애 못한지도 3년이 다 됐다."
-성악 전공인데 가수 활동 계획은 없나.
"데뷔 때부터 계속 연기 쪽으로 활동해 와서 가수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다만 김정은 선배가 '울랄라 부부'에서 '슬픈 인연'이라는 노래를 부르신 것 처럼 내가 출연하는 드라마의 OST 정도는 불러보고 싶다. 기회가 오면 잘 할 자신은 있다. 특히 슬픈 느낌의 발라드를 잘 부른다."
-'전우치' 배우 중 잘 챙겨주는 사람은.
"우선 차태현 선배님은 같이 있으면 너무 즐겁다. '전우치' 촬영 초반에 점을 뺐는데, 차태현 선배님이 귀신같이 알아보고 '너 점 있지 않았니?' 라고 물어봐 주시더라. 성동일 선배님은 아빠처럼 챙겨주면서 잔소리도 많이 하신다. 한번은 짧은 트레이닝 복을 입고 촬영장에 갔는데 '너 임마, 그렇게 짧은 옷 입고 다니면 안 돼. 바깥 세상이 얼마나 험한데…'라고 하시더라."
-앞으로의 계획은.
"'미스리플리'의 이다해 선배 캐릭터나 '청담동앨리스'의 문근영씨 캐릭터처럼 기존 주인공들과 차별점이 있으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 정통 멜로도 좋지만 시트콤 욕심도 있다. 집에서는 '지붕 뚫고 하이킥'의 황정음씨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