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8일 봉중근과 임찬규 등 투수 6명을 1차 전지훈련지인 사이판으로 보냈다. 차명석 LG 투수코치가 선수들을 이끌고 김용일 트레이닝코치는 몸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LG의 본진은 20일 사이판으로 출국한다. 투수조 6명은 이보다 일찍 훈련에 들어가게 됐다.
차 코치는 "다들 아픈 데가 있어 먼저 따뜻한 곳으로 가는 것"이라며 재활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데 면면을 보면 LG 토종 선발진의 핵심이 포함돼 있다. 신재웅과 임찬규는 유력한 선발 후보로 꼽힌다. 7일 체력테스트 탈락으로 사이판행 비행기를 타지 못한 우규민도 선발 후보군에 있는 선수다.
김기태 LG 감독은 7일 시즌 구상에 대해 "3선발, 4선발 다 말씀드리고 싶은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스프링캠프에 가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넌지시 힌트를 줬다. 그는 "올해는 시즌 개막이 빠르고 전지훈련기간이 작년보다 1주일 정도 짧아 실전 경기를 일찍 치른다. 그때 던질 투수 위주로 조기 사이판 훈련 명단을 짰다"며 현 선발 경쟁 구도를 암시했다.
왼손 투수 신재웅은 지난해 후반기에만 5승을 거둬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정규시즌 뒤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공을 던졌고, 진주 마무리훈련에도 참가해 몸을 만들어 올 시즌 기대가 크다. 지난해 선발 경험을 쌓은 임찬규와 우규민도 올 겨울 붙박이 선발을 목표로 훈련했다.
선발 투수는 2월 중순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 차례로 등판해 검증을 받게 된다. LG는 지난해 스프링캠프 도중 박현준과 김성현이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떠나 결국 시범 경기가 끝난 뒤에야 선발 로테이션이 확정됐다. 김 감독은 "올해는 정상적으로 시즌을 출발한다. 지난해보다 안정적이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LG는 주키치, 리즈와 재계약해 1,2선발은 걱정이 없다. 김 감독의 말대로라면 전지훈련에서 먼저 기회를 얻게 될 세 선수가 3,4,5선발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기대를 모은 우규민이 국내에 남아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합류가 확정되지 않았다. 여기에 유원상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소집으로 사이판에 가지 못해 2명이 기회를 얻게 됐다.
LG 구단은 유원상과 우규민의 대체 선수를 정해 곧 사이판으로 보낼 예정이다. 예비 명단엔 김효남, 임정우, 신정락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셋 모두 올 시즌 선발 후보로 꼽히는 선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