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에서 노트북이나 휴대폰으로 업무를 보는 이들을 ‘코피스족’이라 일컫는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의 사용이 보편화되고 매서운 한파가 계속 되면서 쾌적한 업무 환경을 위해 커피전문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커피전문점도 코피스족들의 편의에 맞춰 관련 시설을 갖추고 기존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간스포츠가 각사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4대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커피빈 매장의 ‘스마트 시설’ 실태를 비교분석했다. 비교 항목은 휴대폰 충전기와 회의·스터디를 위한 별도의 공간의 유무, 매장 내 PC·노트북이 구비돼 있는지, 노트북 충전 등을 위한 콘센트가 충분한지, 무료 와이파이 설치 여부 등 5가지다.
스마트 카페 1등은 카페베네
코피스족을 위한 스마트 시설이 가장 잘 갖춰져 있는 커피전문점은 카페베네로 나타났다. 카페베네는 4개 커피전문점 중 유일하게 아이폰 충전기를 전 매장 내 비치하고 있다. 매장 내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마련해 놓은 것도 카페베네가 유일하다. 카페베네에 따르면, 전 매장에 맥 컴퓨터가 비치돼있으며 매장 중 60%에는 멤버십 회원이라면 대여가 가능한 넷북이 준비돼있다.
단체 업무가 있을 때도 카페베네를 방문하면 좋다. 전체 매장 중 중심지에 위치한 30%의 매장에는 별도의 회의실이 있으며 나머지 70%에도 독립된 공간은 아니지만 회의가 가능한 대형 테이블이 마련돼있다.
비밀번호 없이 사용 가능한 와이파이가 전 매장에 설치돼있고, 콘센트도 매장 벽을 중심으로 충분히 설치돼있어 스마트 기기만 가지고 가면 어려움 없이 업무를 볼 수 있다.
엔제리너스, 권장하는 정도에 그쳐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 엔제리너스의 경우, 본사는 전 매장에 스마트 관련 시설을 설치할 것을 권장하지만 각 매장의 사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실은 스터디, 팀플레이 등 소모임이 많은 대학가 주변 매장을 중심으로 마련돼있으며, 매장 내 PC·노트북 및 무료 와이파이 설치 여부도 마찬가지다.
외국계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매장에는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있지 않다. 대신 단체 업무를 위한 커다란 크기의 원목 테이블이 전 매장에 비치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C·노트북이 구비돼있지는 않지만 스마트 기기를 가지고 가기만 하면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 와이파이를 전 매장에 제공하고 있으며, 콘센트 역시 테이블 2개 당 1개 꼴로 충분하게 설치했다.
커피빈, 코피스족 배려 없어
반면 외국계 브랜드인 커피빈은 코피스족들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었다. 4개 커피전문점 중 유일하게 매장 내 콘센트가 설치돼있지 않아 코피스족들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장시간 업무를 보는 것이 불가능했다.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역시 전체 매장 중 20% 정도에만 설치돼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커피빈측은 "와이파이를 설치해달라는 고객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와이파이가 설치된 매장을 늘려갈 계획"이라며 본사 측에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커피빈이 이렇게 코피스족을 위한 스마트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것은 처음부터 지켜온 ‘아날로그’ 컨셉트 때문이다. 커피빈 관계자는 “커피빈의 기본 컨셉트 자체가 '커피를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고, 그런점을 좋아해주시는 마니아층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개인 업무를 위한 편의 시설을 늘리기 보다는 문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