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네이마르(21·산토스)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네이마르는 17살에 산토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데뷔해 2011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제패를 이끌며 남미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고, 브라질 A대표팀 에이스로 활약 중인 선수 아닌가. 지난 3월 인터나시오날전에서 터트린 65m 전력질주 드리블 골도 봤다.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은 "네이마르는 브라질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선수다. 네이마르는 바르세로나와 첼시, 파리 생제르맹 등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자국에서 열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위해 산토스에 남겠다고 선언한 의리의 사나이다"고 말했다. 박종우(부산) 등 A대표팀 소집 때 만난 런던올림픽 출전 선수들도 "브라질과 4강전에 네이마르를 상대했는데 드리블이 차원이 달랐다"고 말했다.
나는 지난 9일부터 브라질 상파울루 오스카 인에서 소속팀 전지훈련 중이다. 숙소 TV 축구채널을 통해 네이마르가 나온 2경기를 봤는데 각각 2골, 1골을 넣었다. 직접 현장에서 네이마르 경기를 보고 싶었다. 마침 28일 전북 구단에서 선수들에게 네이마르의 소속팀 산토스와 브라간티노의 캄페오나토 파울리스타 리그를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줬다.
개인당 약 5만5000원짜리 티켓으로 브라간티노 홈구장에 입장해 네이마르를 기다렸다. 11번을 달고 주장완장을 찬 네이마르 주니어가 소개되자 경기장이 들썩였다. 네이마르는 4-1-3-2 포메이션 중 투톱으로 선발출전해 좌우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갔다. 나도 광주 시절 미드필더 전 포지션을 소화한 만큼 네이마르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네이마르는 양발잡이였다. 헤어 스타일만큼이나 현란한 드리블을 선보였다. 순간 스피드가 대단했다. 상대에게 최소한 파울 10개 이상을 얻어낸 것 같다. 헐리웃 액션 논란도 있지만 워낙 상대의 집중 마크가 심했다. 그런데도 최고 선수라는 자부심 때문인지 1대1 돌파를 포기하지 않았다. 옆자리에서 관전한 이동국 형도 "수비가 샌드위치 마크하는데 저렇게 달고 다닌거 보면 대단한거다"고 말했다.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과 킬패스도 일품이었다. 단, 네이마르는 팬들을 의식해서인지 드리블이 다소 화려했다. 축구선수 입장에서는 메시의 간결하지만 똑같이 상대를 제치를 드리블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원정경기라 익숙하지 않은 잔디 탓인지 잔실수는 있었다.
산토스는 선전한 브라간티노에 1-2로 끌려갔다. 우리는 후반 20분경이 넘어서자 팬들 소동을 우려해 일찍 경기장을 빠져 나와야 했다. 우리 선수들은 "네이마르가 이제 몸이 풀려 시동 걸리는거 같은데 아쉽다"고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역시 해결사는 위기에 강했다. 숙소에 도착해 경기 결과를 찾아보니 네이마르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2-2로 비겼더라. 나는 29일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위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한다. 루카 모드리치, 에두아르도, 마리오 만주키치 등 네이마르 못지 않은 크로아티아의 세계적 선수들과의 맞대결이다. 내가 월드컵에서 네이마르와 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을까. 지금보다 더욱 노력하는 길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