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투수들을 대부분 제외한 채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이만수(55) SK 감독은 5일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이미 지나간 일이고, 보고 받기로는 모두 국내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SK는 지난달 20일 미국 플로리다에 1차 스프링캠프를 차렸지만 1군 주축 투수들이 대부분 없는 상태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구단이 자체 실시한 체성분 테스트(체지방률·체중·근육량)를 통과하지 못해 김광현(25)·송은범(29)·채병용(31)·박정배(31)·엄정욱(32) 등의 합류가 불발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할 예정인 박희수(30)도 예외가 되지 못했다.
캠프에 참가하지 못한 투수 6명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지난해 6명이 기록한 승수(35승)는 팀 전체 승수의 49%(71승)에 이른다. 투수 전력의 절반을 떼어놓고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거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를 두고 '무모한 결정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만수 감독은 단호했다.
그는 "야구는 단체 훈련이기 때문에 개인이 아닌 우리를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경험한 게 있다. 이호준(37)과 박진만(37)이 캠프에 못 왔지만 마음을 새롭게 해서 (시즌 중에는) 잘해줬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실제 SK는 지난해 1차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중심타자 이호준과 베테랑 박진만이 제외됐다. 선수단과 구단 임직원이 참석한 워크샵을 무단이탈한 게 이유였다. 둘은 인천에 남아 훈련했고, 이후 오키나와 2군 캠프에 합류해 시즌을 준비했다. 당시에도 이를 두고 말이 많았지만 이호준은 5년 만에 타율 3할을 기록하는 등 18홈런 78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박진만도 수비에서 변함없는 모습으로 전력에 보탬이 됐다.
이만수 감독은 "열심히 해서 돌아온다면 보탬이 되지 않겠나. 지금은 2군(퓨처스)에 모든 것을 일임하고 훈련보고를 받고 있다"며 "별 문제가 없길 바라며 훈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2차 전지훈련 합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는 구단차원에서 선수들의 캠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수립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훈련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체성분 테스트도 꾸준히 진행했고 모두 좋아진 상태"라며 "이밖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내부적으로 수립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SK 선수단은 오는 16일 귀국한 뒤 18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으로 이동해 3월 5일까지 훈련과 연습경기를 병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