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각국 대표팀에 선수 못지 않게 화려한 스타급 코칭스태프가 포진해 눈길을 끈다. 반가운 얼굴의 이들이 지도자로서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것은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대회 첫 우승을 노리는 미국은 탄탄한 전력만큼 코칭스태프의 면면도 가장 화려하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를 이끌었던 명장 조 토레(73) 미국 대표팀 감독은 '컨트롤 마법사' 그렉 매덕스(47)를 투수코치로, 통산 389홈런을 기록한 강타자 데일 머피(57)를 1루 코치에 합류시켰다. 매덕스는 1986년 데뷔 후 23년간 5008⅓이닝 동안 볼넷을 999개만 내주며 날카로운 제구력을 뽐냈다. 개인 통산 18차례나 한 시즌 200이닝을 돌파했고, 88년부터 17년 연속 15승 이상을 따내는 대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53위에 올라있는 머피는 82년부터 2년 연속 리그 MVP를 수상한 강타자다. 4년 연속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상을 동시에 수상할 정도로 공·수에서 모두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은퇴 후 등번호 3번은 애틀랜타의 영구결번이 됐다.
미국의 지역 라이벌인 캐나다도 래리 워커(47·타격코치)와 폴 콴트릴(45·불펜코치)을 코칭스태프에 포함시켰다. '콜로라도 불곰'이라고 불린 워커는 캐나다 출신 선수로 유일하게 통산 2000안타(2160개)를 돌파했으며 홈런·타점·도루 등에서 역대 캐나다 출신 1위에 올라있다. 빅리그 14년 경력의 콴트릴은 캐나다인으로는 역대 메이저리그 최다 경기 등판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 4년 연속 리그 최다 등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일본 대표팀을 이끄는 야마모토 고지(67) 감독도 자국리그에서 500홈런 이상을 때려낸 강타자다. 히로시마에서만 18년을 뛴 야마모토 감독은 통산 홈런왕을 4차례나 차지했고, 대졸 출신으로는 역대 가장 많은 536홈런을 때렸다. 시즌 30홈런 이상 시즌이 9번이었고, 1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등번호 8번은 현재 히로시마의 영구결번이다.
야구 불모지 브라질의 사령탑을 맡은 배리 라킨(49)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코칭스태프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86년 데뷔 후 19년 동안 고향팀 신시내티에서만 뛴 그는 90년 월드시리즈 우승, 95년 33년 만의 유격수 출신 MVP를 수상하며 당대 최고의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출신인 그는 브라질 야구 아카데미에 참석한 것을 인연으로 이번 대회 지휘봉을 잡게 됐다.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삼성) 감독과 양상문(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박정태(전 롯데 코치) 한용덕(한화 코치) 김동수(넥센 코치) 김한수(삼성 코치) 유지현(LG 코치) 코치도 선수 시절 각자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를 다퉜던 스타 출신이다.
송재우 JTBC 해설위원은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코칭스태프를 활용하는 게 일종의 홍보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코치로서의 능력과 경기 운영 스타일 등을 지켜보는 것도 대회를 즐기는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