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박 매치’ 맨유-레알에 숨은 이야기 셋
결승전보다 더 결승전같은 빅매치다. '꿈의 대결'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펼쳐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자존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만난다. 두 팀은 14일 오전 4시45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16강 1차전을 치른다. 공식 대회에서 두 팀이 만난 것은 10년 만이다. 2차전은 다음달 6일 맨체스터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다.
◇ 호날두 더비
두 팀의 중심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가 있다. 호날두는 맨유에서 레알로 이적해 세계 최고 축구 선수로 떠올랐다. 2003년 맨유에 입단했던 호날두는 여섯 시즌동안 통산 292경기에 출전해 118골을 넣었다. 이 시기에 호날두는 리그 우승 3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리그컵 우승 2회 등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랬던 호날두는 2009년 7월, 레알 마드리드의 이적 제의를 받고 스페인 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 호날두가 받은 이적료는 8000만 유로(약 1376억원)였다. 이후 호날두는 네 시즌 통산 182골(12일 현재)을 넣어 경기당 1골을 넘는 경이적인 골 기록을 이어갔다.
그러나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행복하지 않았다. 동료들과의 내분설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것이라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이때 호날두는 동료들에게 자주 맨유 복귀를 내비쳤다. 일단 호날두는 2015년 6월까지 레알에서 활약한 뒤, 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호날두를 재영입할) 형편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지만 벌써부터 호날두와 맨유 사이의 관계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를 올드 트래포드에서 다시 볼 수 있어 흥분된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 절친 감독? 천적 감독?
퍼거슨 맨유 감독과 주제 무리뉴 레알 감독은 세계 축구계의 신-구 명장들이다. 이들의 친분은 공개적으로 밝혀졌을 정도로 유명하다. 둘은 따로 시간을 내 와인을 함께 마실 정도로 막역한 관계다. 이번 맞대결을 앞두고 퍼거슨 감독은 "좋은 와인을 준비해놓겠다"고 했고, 무리뉴 감독은 '내 형(My Brother)'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퍼거슨 감독을 치켜세웠다. 유럽 현지에서는 퍼거슨 감독이 맨유 감독직에서 은퇴하면 후계자로 무리뉴 감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무리뉴 감독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2004년 무리뉴 감독이 FC포르투를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퍼거슨 감독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만나 1무1패로 져 탈락했다. 이후 첼시 지휘봉을 잡은 무리뉴 감독은 퍼거슨 감독의 맨유에 3승2무1패로 앞섰다. 28년동안 맨유를 최고의 팀으로 이끈 퍼거슨 감독이라도 무리뉴 감독과의 역대 전적에서는 2승6무6패로 절대 열세다. 퍼거슨 감독은 "챔피언스리그는 무리뉴에게 의미가 크다. 그는 환상적인 팀도 갖추고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 불리한 쪽은 맨유? 레알?
가장 최근 맞대결이 2002-2003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었을 정도로 두 팀의 만남은 오랜만이다. 역대 전적, 기록만 놓고 보면 맨유의 열세다. 상대 전적에서는 3승3무2패로 레알이 우세하다.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1승1무로 레알이 앞섰다. 맨유는 역대 챔피언스리그 스페인 원정에서 2승7무4패로 부진했다. 특히 레알 원정에서는 2무2패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각 팀 성적에서는 맨유가 앞섰다. 맨유는 리그 14경기 연속 무패(12승2무)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혔다. 반면 레알은 라이벌 바르셀로나뿐 아니라 더비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마저 뒤져 3위에 머물러있다. 그래도 무리뉴 감독의 의지는 대단했다. 그는 11일(한국시간) "세계가 이 경기를 원하고 있다. 나는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