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은 22일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미디어데이에서 “이상화는 자신보다 빠른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 누군가 쫓아갈 상대가 있다는 것이 부럽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겪은 어려움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그는 “올림픽 전엔 올림픽 무대를 준비하는 자체가 즐거웠다. 그런데 메달을 목에 걸고 나니 다음부턴 대회를 준비할 때 금메달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후부턴 부담감에 운동을 즐길 수가 없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승훈은 2010 밴쿠버올림픽에 스피드스케이팅 5000m 은메달, 1만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그해 아스타나 아시안게임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후 페이스가 떨어지며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지난 시즌 성적이 저조해 2012~2013 시즌 월드컵시리즈를 디비전B에서 시작하는 수모도 겪었다.
이승훈은 “올 시즌 성적이 조금 씩 향상되고 있다”면서도 “세계 최강인 네덜란드 선수들은 뛰어난 선수들끼리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실력이 올라가고 있다. 나는 누군가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는 게 아쉽다”고 전했다.
이승훈은 이어 “상화가 이번 시즌 잘 하고 있는데, 너무나 부럽다"고 말했다. 그는 ”상화는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 자기보다 빠르고 실력있는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는 게 즐거워 보인다. 따라갈 사람이 있지 않느냐“며 ”나도 끌어주고 함께 경쟁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성적보단 훈련 환겨이 부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은 또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쇼트트랙 훈련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그는 “쇼트트랙에서 배운 코너워크가 내 장점이었다. 올림픽이 끝난 뒤 쇼트트랙 훈련보단 체력과 웨이트 훈련에 집중한 것이 오히려 내 장점을 떨어뜨린 것 같다”고 부진의 이유를 분석했다.
이승훈은 내년 소치 올림픽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밴쿠버 올림픽 전엔 세계 랭킹 8위였는데 지금은 5위다. 지금이 오히려 더 유리한 상황”이라며 “내년 소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