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국가대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레알 마드리드)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 계속 눌러앉을 가능성이 생겼다.
스페인 스포츠 전문 매체 마르카는 24일(한국시간) "'베컴 법'이 폐지되지만, 2010년 1월 전에 스페인에 온 축구선수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삽입됐다"고 보도했다.
베컴 법은 지난 2005년 6월 스페인 의회에서 통과된 세법으로, 세금 부담을 완화해 해외 기업들의 투자와 외국인 노동자들을 활발히 끌어들이기 위해 제정됐다. 특히 해외 축구선수들이 혜택을 받아 수입의 24%만 세금을 내게 됐다. 이 법의 최초의 수혜자가 200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잉글랜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되면서 '베컴 법'이라고 불리게 됐다.
적은 세금으로 인해 해외 축구스타들이 프리메라리가 진출이 활발해진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호날두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의 다른 선수들인 카카(브라질), 카림 벤제마(프랑스)도 베컴 법의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돌연 2009년말부터 베컴 법 폐지 논의가 시작됐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 이적 당시 9300만 유로(약 1675억원), 연봉 1200만 유로(약 172억원)로 책정됐다는 보도가 도화선이 됐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적인 이적료, 연봉 등이 지급됐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해 베컴 법 폐지가 결정됐고, 적용시기는 2013년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해외 국적의 프리메라리가 선수들은 수입의 52% 세금을 내게 됐다. 호날두와 레알 마드리드 구단의 불화설이 제기됐다. 호날두가 2012-2013 시즌 초인 지난해 9월 정규리그 그라나다전에서 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고, "슬퍼서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사태가 커졌다. 급기야 호날두가 친정 맨유에 복귀하고 싶다는 발언이 보도됐다.
호날두가 슬픈 이유로 팀 동료들과의 불화가 제기됐다. 그러나 스페인의 몇몇 매체들은 베컴 법 폐지로 수입 손실이 발생한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 구단 경영진에게 연봉 인상을 요청했으나 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베컴 법이 폐지되면 호날두의 실수령액은 훨씬 적어진다. 하지만 호날두는 연봉 때문이 아니라며, 다시 마음을 잡고 레알 마드리드에 남겠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친정 복귀설이 흘러나왔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스타는 지난 23일 맨유가 호날두를 데려오기 위해 5500만 파운드(약 903억원)를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스페인 언론은 "비록 베컴 법은 폐지됐지만, 2010년 1월 이후에 스페인에 온 축구선수들에게만 적용된다. 호날두는 계속 세금 혜택을 받는다"고 보도하며 맨유 복귀설을 일축했다. 호날두는 2009년 8월부터 스페인에 거주하기 시작했다. 호날두가 세금 혜택을 계속 받는다면 레알 마드리드에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gnang.co.kr
사진=피스컵조직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