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36·180㎝·삼성생명)이 여자프로농구(WKBL)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통산 3점슛 1000개를 채웠다.
박정은은 25일 열린 2012-2013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3점슛 5개를 넣어 통산 3점슛 1000개를 꼭 맞춰서 채웠다. 그는 올 시즌 뒤 은퇴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사실상 이 경기가 선수 생활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였다.
여자농구 3점슛 기록을 보면 박정은(1000개) 뒤로 김영옥(은퇴·921개), 변연하(국민은행·865개)가 있지만 기록 차가 크다. 남자농구에서도 통산 3점슛 1000개 기록은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호근(48) 삼성생명 감독은 "남자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수가 적은 여자프로농구에서 박정은이 3점슛 1000개를 달성한 것은 대단한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박정은은 '명품 포워드'로 불린다. 3점슛과 돌파 등 공격에 능하면서 경기를 조율하는 가드 역할도 잘 한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영리한 활약을 하기 때문에 어떤 포지션을 맡겨도 해 내는 만능 선수다.
박정은은 이를 증명하듯 다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출장 경기수(486경기)에서는 신정자(32·KDB생명·488경기)에 이어 2위고, 총 1만7395분20초동안 코트에 나서 프로농구 통산 최다 출전 시간 기록을 갖고 있다. 득점 4위(6540득점), 리바운드 5위(2664리바운드), 어시스트 6위(1776어시스트), 스틸 3위(703개) 등 공격 전 부문에 걸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3점슛 대기록을 달성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22일 하나외환전에서 3점슛을 무려 29개나 던져 '기록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박정은은 끝까지 뛰었다. 그는 "당시 상황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래도 함께 한 동료들과 팬들을 위해 용기를 다시 냈다"고 했다.
삼성생명은 다음달 2일부터 청주 KB국민은행과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박정은은 "우승이 아니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뛰겠다. 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