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축구', '신인돌풍', '친정킬러'. K리그 클래식(KLC)이 개막부터 흥미진진한 세 가지 이유다.
지난 2일과 3일 전국 7개 구장에서 KLC 개막전이 열렸다. 2만 명이 넘는 대박관중은 없었지만 모든 경기장에 평균 1만 1661명이 모였다. 8개 경기장에서 펼쳐진 지난해 개막전(평균 1만 1685명)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골은 더 많이 터졌다. 지난해에는 8경기에서 17골이 나왔지만, 올해는 7경기에서 17골이 나왔다. 인천-경남 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골이 터지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 진짜 공격축구 열풍
이전까지 "수비축구를 하겠다"는 프로 감독은 없었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는 수비적인 전술이 주를 이뤘다. 지난 시즌 부산이 대표적이었다. 올 시즌은 수비를 내리고 경기를 펼치는 팀이 줄었다. 강팀도 약팀도 초반부터 상대를 거세게 몰아부쳤다. 기록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개막전에 나온 17골 중 무려 4골이 경기 시작 10분 이내에 터졌다. 부산은 2분 만에 임상협(25)이 헤딩골을 넣었다. 대구의 한승엽(23)도 전반 4분에 울산의 골문을 흔들었고, 전북의 레오나르도(27·전반 3분)와 수원의 서정진(24·전반9분)도 빠른 시간에 득점을 올렸다. 지낸해 개막전 17골 중에서는 단 한 골도 10분 이전에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올 시즌은 각 팀과 선수들이 공격적인 마인드를 갖고 경기에 임했다는 증거다.
◇ 대형 신인 돌풍
지난 시즌은 포항의 이명주(23) 외에 돋보인 신인이 없었다. 신인왕 경쟁도 싱겁게 끝났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개막전부터 신인들의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을 상대로 호쾌한 중거리 슛을 때려 넣은 넣은 한승엽도 신인이다. 경기대 출신의 한승엽은 188㎝의 장신으로 역대 신인 최단시간 개막전 데뷔골을 기록했다. 성남의 황의조(21)도 수원을 상대로 득점을 올렸다. 성남 유스(풍생고) 출신인 그는 연세대 시절 2012년 U리그에서 16경기 13골을 넣는 등 대학무대를 평정했다. 이들 외에도 인천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석현(23)과 울산의 날개 박용지(21), 수원의 김대경(22) 등이 패기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시즌부터는 엔트리에 23세 이하 선수를 한 명을 의무적으로 넣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이 꾸준히 활약할 발판도 마련돼 있다.
◇ 친정킬러 득세
자신이 몸 담았던 팀에 대한 애증.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갖고 있다. 개막전에서는 유독 친정팀을 향해 비수를 꽂은 선수가 많았다. 조동건(27)은 지난 시즌 수비수 황재원과 트레이드돼 수원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3일 성남 원정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조동건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기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케빈(29)도 대전 원정에서 쐐기골을 넣었다. 전북도 3-1로 승리했다. 케빈은 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친정팀에 대한 예우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뜨거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밖에도 부산에서 인천을 거쳐 강원으로 간 배효성(31), 전북에서 전남을 거쳐 대전으로 이적한 정성훈(34)이 원소속팀을 상대로 골을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