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였던 NC전이 끝난 인천 문학구장. 더그아웃에 서 있던 이만수(55) SK 감독은 앞서 치러진 11번의 시범경기를 뒤돌아보며 한 마디 아쉬움을 내뱉었다. "오른쪽 타자가 너무 없다". 시범경기를 통해 타선에 신인급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지만 결국 살아남은 선수가 왼손타자뿐이라는 '고민'이었다.
시범경기 공동 2위(6승1무4패)에 오른 SK는 팀 타율 5위(0.250)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최정(26·타율 0.375 4타점)과 박재상(31·타율 0.368 5타점)이 타선을 이끌었고, 노장 박진만(37·타율 0.300)이 뒤를 받쳤다. 무엇보다 조성우(25)·박승욱(21)·한동민(24)·이명기(26) 등 플로리다 스프링캠프(1월20~2월15일)때부터 유심히 지켜봤던 이른바 '신예 4인방'이 탈락 없이 시범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치른 게 고무적이었다.
조성우는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진 박정권(32)을 대신해 클린업 트리오에 포함돼 타율 0.310, 5타점을 기록했다. 한동민은 시범경기 동안 팀 내 홈런 공동 1위(2개)와 타점 단독 1위(9개)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박승욱(타율 0.296·6타점)과 이명기(타율 0.241·2도루)도 상하위 타선에 배치돼 타선의 활력소가 됐다. 하지만 조성우를 제외한 나머지 세 타자가 모두 왼손이라는 게 이만수 감독의 고민이다. 좌타자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SK는 이미 박정권·박재상·임훈(28)등 주전급 왼손타자들을 보유한 상황. 팀 전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선 좌·우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만수 감독은 "오른쪽 타자가 없다"며 "어제(23일 NC전)는 (경기중 라인업에) 7명이 왼손타자였다"고 극심한 좌우 불균형을 아쉬워했다. 특히 활약을 기대했던 김경근(25)의 부진이 눈에 밟히는 듯 했다. 오른손타자인 김경근은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타율 0.293·10홈런·36타점을 기록한 유망주. 시범경기 동안 4번타자로 기용되기도 했지만 타격 밸런스가 무너져(4타수 무안타 2삼진) 14일 LG전 이후 2군으로 내려갔다. 이만수 감독은 "(김)경근이가 올라와야 하는데…2군에서 가서 잘한다고 하지만 2군이기 때문에 모른다. 1군과 다르다"며 활약을 자신하지 못했다. 결국 기존의 선수들로 라인업의 조각을 완성해야하는 상황이다.
하일설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SK 타선은 결국 정근우(31)·박정권·최정이 키 플레이어들"이라며 "신예들은 물론이고 하위타선에서 임훈과 조인성(38) 등 기존의 선수들이 얼마나 활약해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