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넥센의 개막전을 앞둔 30일 광주구장. 한현희(20·넥센)의 눈꼬리가 살며시 내려갔다. 올 시즌 목표를 말해달라고 하자 멋쩍은 듯 하늘만 바라본다. "1군에만 머물렀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던 그는 "그래도 1~2이닝씩만 무실점으로 막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20홀드를 꼭 올리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염경엽(45) 넥센 감독은 이날 내내 불펜 걱정을 했다. 그는 "선발 투수가 무너져서 지는 경기는 다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우리 팀의 과거 패넌트레이스를 살펴보면 내려가는 시점에 늘 불펜이 무너졌다"며 입맛을 다셨다. 스프링캠프 내내 불펜 보강에 집중한 이유도 이 때문. 염 감독은 "우리 팀은 이보근-한현희-문성현-박성현이 허리를 맡아줘야 한다"며 "허리는 한 명이 잘 한다고 지켜지지 않는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한현희가 제일 좋다"고 말했다.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인 한현희는 지난해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과 불펜을 오고가며 평균자책점 3.12, 3승4패7세이브를 기록했다. 올해는 불펜으로 나서며 넥센의 허약한 허리를 지킬 예정이다. 한현희는 "캠프에서 하체 중심으로 공을 던지는 훈련을 반복했다. 이전에 비해 볼 끝도 살아났고, 오래 던져도 구위가 일정하다"고 설명했다.
패기있는 2년차 신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는 "정규시즌이 시작되니 참 좋다. 빨리 공을 던져보고 싶다. 그동안 갈고 닦은 내 직구와 변화구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고 싶다. 설령 안타를 맞더라도 부족한 점을 빨리 깨닫고 수정하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도 말도 덜도 말고 딱 20홀드가 목표다. 팀이 4강권에 진입하는데 자신이 보탤 수 있는 최대한의 숫자란다. 한현희는 "한 경기마다 1~2이닝씩만 무실점으로 막고 싶다. 한 경기 한 경기 쌓여서 20홀드만 책임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