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신 신우철 감독이 한국 경마 역사상 최초로 통산 1100승을 4전5기 끝에 달성했다. 지난달 2일 통산 1099승 이후 5주간 28마리의 경주마를 투입시켜 드디어 해결사 ‘터프윈’으로 우승을 거두며,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31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1800m로 펼쳐진 제11경주에서 조경호 기수가 기승한 ‘터프윈’은 늦은 출발로 경기 내내 후미권에 머물렀지만 막판 결승 주로에서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신우철 감독의 1100승 도전은 2011년 3월 ‘터프윈’으로 1000승을 달성한 후 2년만이다.
지난 1983년 데뷔한 신우철 감독이 데뷔 이후 시즌 30승 미만의 성적을 기록한 경우는 단 7차례에 불과하다. 총 30여년 감독 생활 중 21번이나 시즌 30승 이상을 기록한 것. 신우철 감독은 좋은 성적에 걸맞게 큰 대회에서 강점을 보였다. 데뷔 후 총 17차례 대상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했고, 그동안 ‘쇼파라’, ‘하비동주’, ‘터프윈’, ‘하이포인트’ 등의 명마를 배출해 주목을 받았다. 더욱이 다승 2위를 기록 중인 김양선 감독보다 300승 넘게 앞서고 있어 앞으로 20년 이내에는 신우철 감독의 대기록을 깨기가 어렵다는 것이 경마계의 중론이다.
그에게 경마는 숙명이다. 아버지는 13세 때 조선인 최초이자 최연소 기수로 활동했다. 1952년 당시 신설동에 있던 경마장의 마굿간에서 태어난 그는 말과 함께 쓰러져 자고, 안장도 없이 모포만 깔고 말을 타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의 반대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1978년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뒤 경마 기수양성학교 교관으로 경마의 길에 입문했다.
정년을 3년을 남겨둔 신우철 감독은 또 다른 역사를 써내려가겠다고 선언했다. 한국경마 랭킹 1위이자 애마인 ‘터프윈’으로 올해 최고 권위의 그랑프리 우승과 본인 통산 1200승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2011년 그랑프리 우승마인 ‘터프윈’은 지난해 그랑프리 우승이 유력했지만, 부산경남경마공원 김영관 감독의 ‘감동의바다’에게 우승을 내주며 자존심에 금이 간 상태다.
전문가들은 '터프윈'의 올해 그랑프리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우승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최전성기인 6세를 맞아 경기력 역시 최고를 유지하기 때문. 여기에 잔여 정년을 고려하면 수치상으로 1200승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