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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컵마일 경마대회, 서울·부경 통합 ‘삼관마’ 탄생할까
2013년도 최고의 3세 국산마를 가리는 3관대회 첫 관문인 KRA컵마일(GII) 경마대회(국1, 1600m, 별정Ⅲ)가 7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총상금 5억 원을 놓고 펼쳐진다. 한국산 3세마들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진다. 아직은 망아지 티를 벗지 못한 경주마들이기 때문에 출전하는 말들의 경기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KRA컵 마일’ 이후 남은 3관 경주는 5월의 코리안더비와 10월의 농림축산부장관배이다.
3관 경마대회는 경마선진국일수록 매우 중요한 경주로 취급한다. 경주마 생산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대부분 3관 경주에 포커스를 맞춰 경주마 생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의 경우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Preakness Stakes)’, ‘벨몬트 스테이크스(Belmont Stakes)’를 모두 우승하는 말에게는 3관왕(Triple Crown)이라는 명예와 함께 기본적으로 500만달러의 부가 상금이 주어진다. 세계적 기업들이 스폰서를 하고 있다. 1875년 삼관 경주가 생긴 이래로 단 11마리만이 영광의 자리에 올랐으며, 1978년 ‘어펌드(Affirmed)` 이래로 아직까지 무려 35년 동안 3관왕이 탄생하지 않고 있다.
3관왕에 등극하면 그 희소성만큼이나 어마어마한 대가를 보장받는다. 수말의 경우 은퇴 후에는 엄청난 교배료를 받는 씨수말 자리가 보장된다. 1977년 3관왕에 오른 ‘시애틀 슬루(Seattle Slew)’는 현역에서 은퇴해 씨수말이 되었을 때의 몸값이 당시의 가격으로 무려 1200만 달러였다. 교배료도 첫 시즌에는 1회에 15만 달러였으나, 이후 자마들이 좋은 성적을 계속내자 1984년에는 75만 달러까지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다. 2004년 2관왕에 그친 ‘스마티 존스’도 은퇴 후 교배료로 10만 달러를 받고 있다.
미국 외에도 경마 선진국은 나름대로 자국만의 삼관 경주를 운영하고 있는데, 영국에는 ‘2000 기니(2000 Guineas)’와 ‘엡섬 더비(Epsom Derby)’, ‘세인트 레저(St. Leger)’로 3관 대회가 구성된다. 아일랜드는 ‘아이리쉬 2000 기니(Irish 2000 Guineas)’와 ‘아이리쉬 더비(Irish Derby)’, ‘아이리쉬 챔피언(Irish Champion)’으로, 일본은 ‘사츠키 쇼(Satsuki Sho)’와 ‘토쿄 우슌(Tokyo Yushun)’, ‘키쿠카 쇼(Kikuka Sho)’ 등으로 3관 대회를 치른다.
대한민국의 경우 지난 2007년, 한국경마 선진화를 위해 3관 대회를 시작했다. 시행 원년에 ‘제이에스홀드’라는 3관왕 탄생했으나 부산경남경마공원 경주마들을 제외한 채 서울경마공원의 경주마들로만 치른 대회여서 빛이 바래고 말았다. 반쪽 대회라는 꼬리표가 붙은 것이다. 서울과 부산을 통합하여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전체 경주마를 대상으로 한 대회에서는 아직까지 3관왕이 탄생하지 않고 있다. 능력이 엇비슷한 경주마들이 대거 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해를 더할수록 국산마들의 능력이 향상되고 있어 올해도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우승후보로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스팅레이’와 ‘판타스틱재즈’ ‘아멜스아톰’ 서울경마공원의 ‘라피드불릿’ ‘흑룡비상’ 등이 꼽히고 있다.
‘스팅레이’는 2012년도 코리안오크스 우승마 라이징글로리의 동생(모마스트레이트캐시)으로 선입과 추입을 자유롭게 구사해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능력이 뛰어나다. 데뷔전 포함 8전을 치르는 동안 한번도 3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판타스틱재즈’는 500kg대의 육중한 체구에서 뿜어내는 파워가 일품이다. 작년도 경남신문배와 브리더스컵에 출전해 연속으로 3위에 입상하며 만만찮은 전력임을 이미 입증했다. ‘아멜스아톰’ 최근 빠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경주에서 좋은 모습을 기대할만 하다. ‘라피드불릿’은 서울의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는 마필로 손꼽히고 있다. ‘흑룡비상’은 선행승부에서 강점이 있는 마필이다.
한국경마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3세마들의 힘찬 질주를 지켜보자.
김문영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