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24·카디프시티)이 역대 한국인 12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카디프시티 이적은 비난을 이겨낸 '신의 한수'였다.
카디프시티는 17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43라운드 찰턴 애슬레틱과 경기에서 0-0으로 비겨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했다. 팀 창단(1899년) 이후 114년 만에 쾌거다. 김보경은 선발로 나와 풀타임 활약했다.
이로써 김보경은 12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라는 수식어를 받았다. 2005년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을 시작으로 이영표-설기현-이동국-김두현-조원희-이청용-지동원-박주영-기성용-윤석영이 차례대로 잉글랜드 무대를 밟았다.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한국인 선수는 설기현과 김두현에 이어 세 번째다.
김보경이 지난해 7월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카디프시티로 이적하자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2부 리그에서 무엇을 배우겠는가'라는 지적이었다. 그래도 김보경은 "많이 배우고 팀의 승격을 돕겠다"고 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그럼 그렇지'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김보경은 시즌 막판 보란 듯이 '인생 역전'에 성공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김보경은 시즌 막판 주전 자리를 확보하면서 팀 중심으로 떠올랐다. 올 시즌 25경기에 나와 2골 1도움을 올렸는데 기록보다 보이지 않는 활약이 더 좋다 . 최근 5경기 중 2경기에서 팬들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않고도 MOM으로 선정된 건 팬들에게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최근 왼쪽 미드필더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위치를 바꿔 활약이 더 좋다. 7시즌째 팀의 에이스로 뛰던 중앙 미드필더 피터 위팅엄(29)을 벤치로 밀어냈다. 09-10 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20골-11골-12골)을 기록할 정도로 카디프시티의 상징적인 선수지만 김보경 활약에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말키 맥카이 카디프시티 감독이 김보경 중심으로 팀을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맥카이 감독은 "김보경은 팀에 꾸준히 도움을 주고 있다. 훈련 때만큼 활약을 실전에서 이어가고 있어 기쁘다"고 평가했다. 최소 2위를 확보해 승격을 확정한 카디프시티는 남은 3경기에서 챔피언십 우승에 도전한다.
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명단◆ -------------------------------------------------------- 진출 순서 이름(현 소속팀) EPL 활동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