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6일 NC전 3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세이브, 투구수 40개. #2. 17일 NC전 ⅓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세이브, 투구수 2개.
한화의 새 마무리 투수 송창식(28)이 16~17일 NC전에서 2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뒀다. 시즌 초반 불안했던 모습은 사라졌고, 위력적인 구위로 든든한 한화 뒷문지기가 됐다.
16일 5-4로 앞선 6회 2사 만루서 등판해 위기를 막고 13연패 탈출에 기여한 그는 17일 4-3으로 앞선 9회말 2사 1루에서 또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 40개나 던졌지만, 지친 기색없이 NC 4번타자 이호준을 2구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이틀연속 등판을 두고 한화팬들은 '혹사'라고 걱정한다. 다소 무리한 등판이었지만, 불펜이 무너진 상황에서 한화 벤치로서는 제일 믿을맨인 송창식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송창식은 '언제든지 불러만 주면 올라가 던진다'는 자세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17일 경기에 앞서 '불펜이 약해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겠다'라는 질문에 "프로가 경기에 많이 나가면 좋은 것 아닌가. 아직 젊으니 투구수는 개의치 않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늘 내일은 쉬나'라는 물음에도 "상황이 되면 준비한다"고 투지를 보였다. "등판에 앞서 어깨가 빨리 풀리는 편이다. 불펜 투구를 몇 개 안 던져도 된다. 그나마 괜찮다"고도 했다. 그의 말대로 이틀 연속 등판했다. 송창식은 "많이 나가 던지기 위해서는 체력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또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웨이트 등 몸관리도 신경써야 한다. 관리를 잘하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실 송창식에게는 오랜 시간을 두고 찾아온 기회다. 2004년 계약금 2억원을 받고 프로에 데뷔, 전반기에만 7승을 거두며 주목을 받았다. 신인왕은 오재영(넥센)에게 넘겨줬지만, 한화는 괜찮은 선발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부상과 수술로 한 해를 통째로 쉬었다. 2006년 복귀했지만 예전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2007년 단 2경기 4이닝만 던지고 또 쉬어야했다. 2008년 손발이 괴사 상태에 빠져 감각이 없어지는 희귀병인 버거씨병을 앓으며 팀을 떠났다. 은퇴 후 모교 세광고에서 코치로 있으며 피칭에 문제가 없자 2011년 한화에 재입단했다. '인간극장'의 드라마로도 손색이 없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그다. 지난해 불펜에서 4승 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하며 재평가를 받았다.
송창식은 롯데와의 개막 2연전에서 제구력 난조로 불안했지만 4월 들어 안정된 투구를 이어왔다. 부진한 안승민을 대신해 마무리를 맡게 됐다. 그는 "예전에 비해 집중력이 좋아진 것 같다. 구질이나 구위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공 1구1구마다 집중력이 좋아졌다. 그러면서 제구가 잡히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포수 정범모와 호흡도 좋다. "경기를 하다가 포수와 사인이 딱 맞아 떨어지면 공에 더 자신감이 생긴다. 정범모와 잘 맞는다"고 했다.
송창식은 "매년 스프링캠프 때마다 좋았다가 시즌 들어가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많이 생각하며 시즌을 준비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안정됐다"고 전했다. 마무리에 대한 부담감은? "마무리라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된다. 세이브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평소처럼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한다"고 자신만의 대처법을 설명했다.
송창식은 스스로 "'인간 승리'라는 수식어는 이제 식상하다"고 했다. 그는 "이제 야구로 보여주고 싶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