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는 4월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로 크레딧카드 홀에서 단독 콘서트 '슈퍼 쇼 5'를 열고 8000여 명의 팬들을 흥분시켰다. 슈퍼주니어가 내 뿜는 열기에 팬 146여명이 실신하는 등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슈퍼주니어는 이번 공연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팬들과 소통하며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 팬들은 앙코르 공연이 끝난 뒤에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긴 여운을 즐겼다.
슈퍼주니어에게도 기억에 남는 공연이 될 전망이다. 공연 직후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은혁은 "아시아의 스타가 내 목표였는데 이젠 지구 반대편을 날아 브라질에서 공연을 한다"며 활짝 웃었다. 샤워를 막 끝낸 뒤의 개운함같이, 조금의 후회도 남지 않은 공연처럼 느껴졌다. 슈퍼주니어는 브라질을 시작으로 23일 아르헨티나, 25일 칠레 산티아고, 27일 페루 리마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브라질까지 25시간이 걸렸다. 오는 길이 힘들지 않았나.
"지난해 칠레를 올 때는 30시간이 걸렸다. 그 기억 때문에 지레 겁을 먹으면서도 오히려 준비를 잘 하게 돼 편하게 왔다. 기내에서 잘 시간 등 노하우가 생겨서 잘 버텼다. 비행기에서도 계속 먹고 영화 보느라 즐겁게 왔다."(은혁)
-브라질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연 소감은.
"기분이 이상하고 묘하다. 아직도 이곳이 브라질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지난해 칠레에 왔을 때는 지상파 음악 방송의 합동 공연이어서 그런지 '여기가 칠레구나'하고 말았다. 근데 이번에는 정말 얼떨떨하다. 브라질 첫 단독 공연인 만큼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우리가 데뷔할 때는 꿈이 브라질 공연, 월드 투어 이런 게 아니었다. 아시아의 스타가 목표였다. 아시아의 넘버1 가수가 되자고 시작했는데 지구 반대편 공연 요청까지 들어오고 있다. 신기하다."(은혁)
-오늘 탈진한 팬만 146명이다.
"신나는 노래를 하는데 가드레일에 있는 경호원들이 팬들을 들쳐 업는 걸 봐 안타까웠다. '록스타'란 노랠 할 때는 하이라이트에서 '한 번 더, 한 번 더'를 여러 번 반복 한다. 열정적인 나라에 왔으니 '한 번 더' 신기록을 세우자고 했는데, (실신하는 모습을 보고) 3번만 하고 말았다."(신동)
-반응이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뜨거웠다.
"환경의 차이인 것 같다. 칠레를 가봐서 느낀 건데, 모든 사람들이 여유롭다. 각박하게 돌아가는 도시의 느낌이 아니라, 여유가 있는 느낌이다. 객석에서도 ‘오빠 오빠’ 함성만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춤추고 즐기는 것이 몸에 배어있다."(강인)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의 반응은.
"장난 아니다. 같이 춤을 추면서 노래를 따라한다. 노래·춤·함성이 함께 나온다. 우리도 팬들에 탄력 받아서, 초반에 힘을 다 써버렸다. 팬들은 쌩쌩한데 우리가 지쳐서 화가 날 정도였다."(은혁)
-슈퍼주니어도 오늘은 흥분해 보였다.
"별 멘트를 다했다. 특히 동해는 어느 나라에서 공연을 하건 뻥(거짓말)을 친다. 팬들에게 '여러분들은 참 섹시해요. 오늘밤 전화할게요' '전화주실거죠' 요새는 이런 멘트까지 한다."(은혁)
-은혁과 동해는 공연 중 서로 옷을 찢어 버렸다.
"이번에는 벗는다는 이야기가 없었다. 은혁이가 어제 많이 먹었다고 못 벗겠다고 했는데 결국 벗었다."(강인)
"동해의 눈빛이 꼭 찢어달라는 눈치였다. 이미 민소매 티셔츠를 조금 찢어 놨더라. 흥분해서 찢었다."(은혁)
-브라질 가수의 곡을 선보였다.
"남미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라고 한다. 동방신기·샤이니와 축구 게임인 '위닝 일레븐'을 하다가 알게 됐다. '엘로사 엘로사'란 가사가 있는데 이 부분이 정말 귀에 감긴다. 그러다가 따라부르게 됐다. 남미에서 부르면 좋아할 것 같아서 강력하게 어필했다."(규현)
-데뷔 이후 최소 멤버로 무대에 나섰다.
"1집 타이틀곡 '소 아이'(So I)를 당시에는 12명이 불렀는데, 이번엔 7명이 했다. 하나 둘씩 군대를 가고 나니, 약간 비어보이는 면도 있다."(강인)
"이번 공연을 앞두고 멤버 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슈퍼쇼'가 시즌5까지 오면서 멤버들 실력이 많이 늘었다. 한국에서 올해 첫 번째 '슈퍼쇼'를 하면서 멤버 수에 대한 불안감은 없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은혁)
"이제는 한 명이 가면 한 명이 돌아온다. 마지막 멤버가 군 입대 할 때까지 음반도 내고 쇼도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브랜드를 끝까지 지키고 싶다."(신동)
-앙코르 이후에는 팬미팅처럼 이야기 위주로 진행했다.
"'슈퍼쇼4'에서는 최장 공연 기록이 4시간 반이다. 멘트 욕심이 많아서 그런 건데 이건 좀 아니니까 멘트를 줄이자고 했다. 근데 이번에도 멘트 반응이 좋았다. 재롱을 떨고 싶었다."(은혁)
-올해 계획은.
"일단 슈퍼주니어 정규 앨범은 없을 것 같다. 개인·유닛 활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일단 월드 투어 일정이 바쁘다. 앙코르 공연까지 하면 내년 2월까지는 갈 것 같다."(신동)
-입대를 준비 중인 예성에게 연락은 했나.
"단체 모바일 메시지창이 있다. 콘서트를 앞두고 ‘상황이 이렇게 돼 가고 있고, 넌 네 일만(군 입대) 열심히 해’라고 약을 올렸다. 브라질에 와서도 호텔 수영장에서 예성에게 '숙소 앞 공원으로 나와'라며 말도 안 되는 걸로 놀렸다."(은혁)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 있다면.
"한국 팬들이 꼭 '슈퍼쇼'를 보러 왔으면 한다."(신동)
"지난 한국 공연에서 시원이가 자비로 표를 사서 후배들과 음악하는 동료들에게 나눠 줬다. '일단오면 내가 책임질게'라며 초대하더라. 보고 난 뒤 '댄싱팀인줄 알았더니, 개인 특성을 잘 살려 무대가 재미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가 상업적인 목적만 가지고 공연을 하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