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ML 마운드 지배하는 24살의 두 ‘매트(Matt)’
2013시즌 두 명의 '영건' 매트(Matt)가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배하고 있다.
뉴욕 메츠의 매트 하비(Matt Harvey·24)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매트 무어(Matt Moore·24)가 주인공이다. 23일(한국시간) 현재 하비는 4승 평균자책점 0.93, 무어도 4승 평균자책점 1.04로 '몬스터' 능력을 뽐내고 있다. 다승에서 메이저리그 공동 1위, 평균자책점에서는 하비가 내셔널리그 2위, 무어는 아메리칸리그 2위다.
똑같은 이름에 동갑내기인 둘은 97~98마일의 강력한 패스트볼이 주무기, 탈삼진 능력이 돋보이는 파워 피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하비는 오른손, 무어는 왼손이다. 고졸로 탬파베이와 계약한 무어는 빅리그 3년차로 2011년 포스트시즌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대졸인 하비는 2년차, '메츠의 미래'로 불린다.
▶마이너를 휩쓴 닥터 K
무어는 2007년 드래프트 8라운드 전체 245순위로 뽑혔다. 진흙에서 건진 진주다. 2007~08년 루키리그에서 적응에 들어갔고, 단번에 탈삼진 능력이 돋보였다. 첫 해 8경기에 나와 20.1이닝을 던지고 삼진 29개를 잡아냈다. 2008년에는 12경기에 나와 2승2패 평균자책점 1.66 탈삼진 77개(54.1이닝)로 업그레이드됐다.
2009년 싱글A에서 123이닝 176탈삼진(9이닝당 12.9개), 2010년 상위싱글A 144.2이닝 208탈삼진(9이닝당 12.9개)으로 극대화됐다. 2011년엔 더블 A(18경기 8승3패 평균자책점 2.20)와 트리플A(9경기 4승 평균자책점 1.37)로 연거푸 상승했다. 27경기 12승3패 평균자책점 1.92의 빼어난 성적, 무엇보다 탈삼진이 155이닝 210개(9이닝당 12.2개), 상위 리그로 올라와도 '닥터 K' 위력은 변함없었다.
하비는 2010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지명됐다. 메츠는 하비가 2011년 상위싱글에서 8승2패 평균자책점 2.37로 맹위를 떨치자, 곧바로 시즌 중반 더블A로 올렸다. 더블A에서는 5승3패 평균자책점 4.53으로 조금 주춤. 하지만 135.2이닝을 던져 156개의 탈삼진(9이닝당 10.3개) 능력이 빛을 발했다. 2012년은 트리플A에서 시작, 7승5패 평균자책점 3.68 탈삼진 112개(110이닝)으로 순항했다.
▶강력한 빅리그 데뷔전
무어는 2011년 9월15일 빅리그에 올라왔다. 2번째 등판에서 보스턴 상대로 3이닝 1실점 홀드를 기록한 무어는 9월23일 뉴욕 양키스 상대로 첫 선발로 나섰다. 결과는 5이닝 11K 무실점 승리였다.
더 극적인 장면이 남아있었다. 탬파베이는 그해 막판 보스턴과 치열한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쳤고, 마지막 162번째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선발진이 바닥난 탬파베이는 빅리그에서 고작 9.1이닝을 던진 무어를 텍사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정규시즌 선발 경험이 통산 1경기 뿐인 투수가 팀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선 것은 무어가 최초였다. 무어는 텍사스 상대로 7이닝 6K 무실점의 깜짝 승리를 기록했다.
하비의 데뷔전도 무어 못지 않았다. 메츠는 지난해 7월27일 트리플A에서 뛰던 하비를 빅리그에 데뷔시켰다. 상대는 애리조나. 하비는 이날 98마일(158㎞)의 강속구를 앞세워 5⅓이닝 11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따냈다. 2000년 이후 선발 데뷔전을 치른 선수가 1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낸 것은 3명 뿐이다. 바로 2010년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14K), 무어(11K) 그리고 하비(11K)다.
하비는 지난해 10경기 선발로 나서 3승5패 평균자책점 2.73로 메츠 수뇌부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59.1이닝을 던지며 삼진 70개를 잡아내 빅리그에서도 그의 강속구와 제구력은 통했다.
▶2013시즌 몬스터를 기대하라
시즌 초반 둘은 약속이나 한 듯이 무시무시한 페이스다. 등판만 하면 승리를 따낸다. 둘 다 4경기 선발에 4승 무패다.
하비는 샌디에이고전 7이닝 무실점 10K, 필라델피아전 7이닝 1실점 9K, 미네소타전 8이닝 1실점 6K, 워싱턴전 7이닝 1실점 7K. 4경기 연속 1실점 이하 피칭이다. 특히 지난 20일 워싱턴전에서는 스트라스버그와 선발 맞대결 빅매치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4경기에서 29이닝 32탈삼진, 이닝별 주자 허용은 무려 0.66이다.
무어는 23일 뉴욕 양키스 상대로 다시 한번 위력을 뽐냈다. 양키스 타선을 8이닝 동안 2피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로빈슨 카노에 맞은 홈런 한 방이 옥에 티. 더구나 C.C 사바티아(뉴욕 양키스)와의 신·구 좌완 파이어볼러 선발 맞대결에서 웃었다. 무어는 클리블랜드전 6이닝 무실점 8K, 텍사스전 5.1이닝 무실점 5K, 볼티모어전 6.2이닝 2실점 7K로 연승을 달렸다. 무어 역시 26이닝 29탈삼진으로 막상막하다.
2011년 중반 BA(베이스볼아메리카)가 선정한 미드시즌 유망주 탑50에서 1위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2위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가 뽑혔다. 당시 3위가 무어였다. 그리곤 30위가 하비였다. 2년이 지난 지금 무어와 하비는 빅리그를 호령하는 괴물 투수가 됐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