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26)가 유로파리그 정상을 정조준 중이다. 우선 눈 앞의 적인 첼시(잉글랜드)를 넘어야 한다.
바젤에서 뛰고 있는 박주호는 26일(한국시간) 오전 홈에서 첼시를 상대로 2012-2013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을 치른다. 왼쪽 수비수인 그는 올시즌 바젤이 치른 정규리그 17경기와 스위스컵 2경기, 챔피언스리그 5경기, 유로파리그 8경기에 나왔다. 지난 FC툰과의 정규리그에서는 스위스 진출 1년 반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꾸준했다. 또 그는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을 쌓았다. 박주호는 지난해부터 아르연 로번(29·바이에른 뮌헨)과 루이스 나니(27), 안토니오 발렌시아(28·맨유), 헐크(27·제니트) 등 세계 정상급 윙어들을 상대하며 실력을 끌어 올렸다.
첼시와 경기에서 박주호는 스페인 국가대표 후안 마타(25)를 막아야 한다. 마타는 오른쪽 측면에서 주로 뛰어 왼쪽 수비수 박주호와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5월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스페인과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마타를 상대했다. 당시 박주호는 마타를 철저하게 봉쇄했다. 전반 11분 토레스가 선제골을 내주긴 했지만 박주호가 버틴 왼쪽 측면은 단단했다. 마타도 큰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은 김두현이 전바 42분 박주호의 크로스가 튕겨 나온 것을 바로 차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후반에 이야기는 달랐다. 페널티킥으로 실점한 뒤 한국 수비진은 흔들렸고 이후 내리 두 골을 더 내줘 1-4로 패했다.
박주호는 "혼자서 마타를 막을 수는 없다. 마타 이외에도 오스카나 에당 아자르 등 좋은 선수가 많다"며 "팀원이 하나가 되서 첼시의 공격을 막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물러서고 싶은 생각은 없다. 팀 동료들 모두 하나가 되서 우승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호가 유로파리그 결승에 오르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쾌거다. 1980년과 1988년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정상에 오른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