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의 진수를 보여줄 제139회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가 4일 미 켄터키주 루이빌에 위치한 처칠 다운스(Churchill Downs) 경마장에서 열린다.
‘켄터키 더비’는 월드시리즈(7.2%), 마스터스 골프대회(8%)를 제치고 2012년 전미 스포츠 중계 시청률 6위(9%)에 오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 대중적인 축제. 2분 남짓한 경마경주를 위해 루이빌에는 미 최대 불꽃놀이 ‘썬더 오버 루이빌(Thunder Over Louisville)’을 비롯해, 대규모 퍼레이드·마라톤 대회·패션쇼 등 총 70여개의 페스티벌이 동시 다발로 열린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2011년 무려 1억279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열리는 ‘켄터키 더비’의 출전마 명단에는 반가운 이름이 있다. 바로 작년 12월 한국마사회가 야심차게 국내에 도입한 씨수말 ‘록하드텐(Rock Hard Ten)’의 3세 자마 ‘블랙 오닉스(Black Onyx)’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우람한 체격의 ‘블랙 오닉스’는 더트 주로에 다소 약해 최고 인기마는 아니지만 복병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블랙 오닉스’가 입상권에 들면 올해부터 국내 교배활동을 시작한 ‘록하드텐’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록하드텐’은 현재 국내 교배시장을 주름잡는 씨수말 ‘메니피’와 쌍벽을 이루는 대항마로 자리 잡는 한편 미국에서 역수입 제의를 받을 가능성도 높다.
한편, ‘켄터키 더비’는 올해부터 ‘포인트제’를 도입해, 엄선된 사전 경주에서 높은 포인트를 획득한 20마리의 말을 최종 출전마로 선정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플로리다 더비(Florida Derby)’를 포함해 4연승을 구가하고 있는 ‘올비(Orb)’, 총 전적 4전 4승의 ‘베라자노(Verazzano)’, ‘산타 아니타 더비(Santa Anita Derby)’의 우승마 ‘골든센츠(Goldencents)' 등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올해 ‘켄터비 더비’에 걸린 총상금은 218만 달러(한화 24억 원). 우승마는 그해 연도 대표마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고, 퇴역 후 높은 교배료를 받고 씨수말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켄터키 더비’ 우승의 가치는 단순 상금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년 예측 불가능한 경주결과로 팬들을 흥분시켰던 ‘켄터키 더비’가 올해에는 어떤 반향을 일으킬 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더비’란?
스포츠 전반에 걸쳐 라이벌팀 간의 대결을 일컫는 용어 '더비'가 경마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비’의 역사는 1779년 영국의 더비(Derby) 백작과 찰스 번버리(Charles Bunbury) 경이 한 파티에서 3세 경주말 대결 경주를 창설하기로 뜻을 모은 데서 시작했다. 그들은 이 대회 명칭을 정하는 방법으로 ‘동전 던지기’ 내기를 했고, 더비 백작이 승리하면서 ‘더비 스테익스(The Derby Stakes)'가 탄생했다.
경마에서 ‘더비’란 자기 나라에서 생산된 말 가운데 가장 빠른 말을 고르는 것으로 경주마로는 일생에 단 한번 출주할 수 있는 경주다. ‘더비’의 우승마는 그해 연도 대표마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고 퇴역 후 높은 교배료를 받고 씨수말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오는 19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리는 코리안더비를 비롯해 미국의 켄터키더비, 영국의 엡섬더비, 일본 및 프랑스의 각종 더비가 해마다 치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