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더스티 베이커(64) 신시내티 감독의 입이 떡 벌어졌다. 추신수(31·신시내티)가 터뜨린 짜릿한 끝내기 홈런은 베이커 감독의 개인 통산 1600승을 기념하는 축포였다.
추신수는 8일(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홈 경기에 1번타자로 나서 9회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2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그는 0-3이던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크리스 메들랜의 직구(시속 146㎞)를 잡아당겨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5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사흘 만에 나온 시즌 6호 홈런이었다.
이후 두 타석에서 범타에 그친 추신수의 방망이는 9회 다시 한 번 화끈하게 타올랐다. 3-4로 뒤진 2사 후 데빈 메소라코의 동점 홈런이 터졌고, 이어 추신수가 내셔널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인 크렉 킴브렐의 4구째 직구(154㎞)를 힘차게 받아쳤다. 총알 같이 뻗어나간 타구는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이 됐다. 시즌 7호, 개인 통산 90호 홈런이자 2011년 8월24일 시애틀전에 이은 생애 두 번째 끝내기 홈런이었다.
극적인 5-4 역전승을 이끈 추신수는 "킴브렐은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오늘 승리는 우리 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기뻐했다. 베이커 감독은 "내가 지금까지 이긴 경기 중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홈런 두 방을 터뜨린 추신수는 토드 프레지어(6개)를 제치고 팀 내 최다 홈런타자가 됐다. 내셔널리그에선 공동 8위로 '홈런 치는 톱타자'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강타자들이 즐비한 신시내티는 지난 겨울 추신수를 1번타자로 쓰기 위해 클리블랜드에서 데려왔지만 그의 공격력은 중심타자들보다 화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