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이하 한국시간) 현역 은퇴를 선언한 알렉스 퍼거슨(7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마지막으로 씹었던 껌이라고 주장한 경매물이 경매 사이트에 올라왔다. 21일 영국 언론들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 '알렉스 퍼거슨 경의 희귀 껌'이라는 제목으로 경매물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원목단에 올려진 껌은 투명 아크릴 박스로 덮여 포장됐고, 전면에 '알렉스 퍼거슨 경의 마지막 껌 2013.5.19'라는 문구를 붙였다.
이 경매물을 올린 팬은 "퍼거슨 감독의 은퇴 경기가 열린 20일 웨스트브롬위치의 홈구장 바닥에서 껌을 떼왔다. 퍼거슨 감독이 경기중 씹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수익금은 맨유의 자선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퍼거슨 감독이 씹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큰 관심을 모은 이 껌은 39만 파운드(약 6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일반적인 스포츠 스타들의 경매는 운동 용품, 유니폼 등이 경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팬들이 선수들이 사용한 사소한 물품을 일부러 수집해 경매에 붙이는 경우도 있다.
퍼거슨 감독의 껌과 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1년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의 첫 우승 주역이었던 루이스 곤잘레스(46)가 씹던 껌은 1만달러에 낙찰됐다. 미국의 한 스포츠 기념품가게를 운영하던 제이슨 개버트라는 남성은 2002년 3월 애리조나의 트레이닝캠프 당시 곤잘레스가 씹다 뱉은 껌을 경호원에게 부탁해 건네받아 인터넷 경매를 부쳤다. 이 껌은 진위 여부 때문에 DNA검사까지 실시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또 지난 2008년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가 먹다버린 사과가 경매에 올라 3만6000달러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2011년에는 교통 사고를 당해 반파된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의 페라리 차가 경매 시장에 나왔다.
선수가 직접 특이한 경매 물품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독일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옌스 레만(44)은 2006년 10월, 월드컵을 대비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페널티킥 습관을 적어놓은 노트를 경매에 내놓았다. 브라질의 호나우지뉴(33)는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머리카락을 잘라 암예방 자선 경매에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반면 개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수가 경매물을 내놓은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2004년 메이저리그 보스턴의 우승 저주를 풀었던 커트 실링(47)은 자신이 운영하던 게임 회사의 부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드시리즈 당시 신었던 핏빛으로 물든 양말을 내놓았다. 이는 9만2613달러(약 1억원)에 팔렸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3)는 2010년 세금 체납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의 귀고리를 경매로 내놓아 2만5000유로(약 4076만원)에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