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인 '던전스트라이커(이하 던스)'가 침체에 빠진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많은 신작들이 출시됐지만 이렇다할 히트작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던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외산 게임이 판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된 던스의 선전은 의미가 크다.
서비스 이틀만에 톱10 진입
던스는 지난 15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해 단번에 인기 게임순위 톱10에 입성했다. PC방 게임 리서치 서비스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서비스 첫날 1.21% 점유율로 전체 인기 게임순위 11위로 출발한 던스는 이튿날인 17일 2.01%로 8위를 기록했다. 서비스 이틀만에 톱10에 진입한 것은 올해 출시된 신작들 중 '아키에이지'에 이어 던스가 두번째다.
아키에이지는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만든 대작 MMORPG로 출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아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이에 비해 던스는 중견 게임개발사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신작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한 가운데 서비스되자마자 톱10에 진입해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후에도 던스의 점유율은 계속 상승해 서비스 이후 첫 주말인 18일 1.89%였던 것이 19일 2.26%로 2%대를 뚫었고 20일 2.62%, 21일 2.9%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던스는 서비스 1주일만에 기존 인기 게임인 '워크래프트3'(9위)와 '디아블로3'(10위)를 발 아래로 밀어내고 '리니지'(6위)와 '스타크래프트'(7위)를 추격하고 있다.
시원한 액션·쉬운 조작, 마니아·초보 어필
던스의 초반 돌풍의 비결은 시원한 액션과 쉬운 조작법이 꼽히고 있다. 던스는 액션 RPG 본연에 충실하자는 목표 아래 1초에 최대 10회까지 초고속 타격이 가능하도록 했고 이등신 캐릭터로 전투 스피드를 높여 액션성을 극대화했다. 조현식 NHN 온라인게임사업부장은 "탄탄한 게임성에 시원한 액션이 마니아층에게 크게 어필했다"고 말했다. 조 부장은 또 "마우스만으로 이동과 공격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조작이 쉬워 여성 및 초보자들도 많이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사인 NHN 한게임도 던스의 인기에 한몫을 했다. 특히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대표 출신인 이은상 한게임 대표는 던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사를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곽대현 한게임 홍보팀장은 "우리도 만족스럽지 않은데 게이머가 만족하겠느냐"며 "출시 일정에 쫓기지 않고 게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초반 돌풍 어디까지 가나
출발이 좋은 던스의 인기가 어디까지 갈 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지금 추세라면 '리그 오브 레전드'·'서든어택'·'피파온라인3'·'아이온'·'블레이드앤소울'이 지키고 있는 톱5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게이머들이 가벼운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면서 온라인 게임도 복잡하고 어려운 것보다는 가벼운 것을 원한다"며 "여기에 새로운 게임에 대한 갈증이 커서 던스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게임과 아이덴티티게임즈은 22일 첫 업데이트로 '시련의 탑'과 길드 시스템을 선보이는 등 여름까지 쉬지 않고 신규 콘텐트를 공개, 인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