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은 30일 오전 1시쯤 서울 노원구 하계동 자택에서 숨졌다. 사인은 폐암이다. 2011년 폐암 진단을 받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10여일 전부터 집에서 요양해 왔다.
그는 1964년 MBC 라디오 PD로 입사했다. 1970년대 한국 포크음악의 산실인 종로 2가 음악다방 쉘부르의 DJ로 활동해왔다. 쉐그린·어니언스·김세화·위일청·남궁옥분·허참·주병진 등 일명 '이종환 사단'이라 불리는 라인을 거느리며 음악·방송계의 대부로 군림했다.
이후 1970년 MBC 표준 FM '별이 빛나는 밤에'를 비롯해 '밤의 디스크쇼' '여성시대'까지 진행한 대표 DJ로 명성을 얻었다. 1989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주 한인방송 사장직을 맡고 3년만인 1992년 귀국했다. '친정'인 MBC 라디오국으로 돌아와 '밤으로의 초대'를 진행했다. 1996년에는 20년 동안 MBC 라디오를 진행한 DJ에게 주는 '골든마우스'의 최초 주인공이 됐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2002년 '지금은 라디오 시대'에서 자신을 비난한 글을 올린 청취자에게 전화해 폭언을 퍼붓는 물의를 일으킨 뒤 물러났다. 다음해 7월, MBC FM 4U '이종환의 음악살롱'에 술에 취한 듯 '음주방송' 논란에 휩싸이며 자진 하차했다. 2005년 4월 교통방송 '마이웨이' 통해 복귀한 후 2011년 가을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뒀다.
그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후배들의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지금은 라디오 시대'로 오랜시간 호흡을 맞춰 온 최유라는 자신의 트위터에 '어렸을 적 참 무섭고 어려웠던 분이었습니다. 할아버지 냄새날까 마이크 돌려놓고 방송하시던분. 아프실 때도 모습 흉하다며 못오게 하셨던 분이었어요. 그래도 자주 찾아뵐걸… 후회가 밀려옵니다. 이종환선생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너무 죄송해요. 편히 쉬세요'라고 애도의 글을 남겼다.
이문세도 '저의 스승이자 방송 멘토이신 이종환 아저씨가 결국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여러분 위로와 기도를 부탁드려요. 며칠 전 통화했을 때 병세가 더욱 더 악화됐을텐 제게 웃으시며 '이번 공연 꼭 가서 보겠다'하셨던… 쇠잔한 목소리가 지금 또렷한데 더 큰 목소리로 노래할게요. 아저씨~'라고 슬퍼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6월 1일 오전 6시 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