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가수와 모창자가 대결을 하는 독특한 포맷은 중국에 수출까지 됐다. 색깔도 독특하다. 예능프로그램이지만, 감동으로 시청자들을 울릴 때가 더 많다. 출연한 가수들은 '힐링을 받았다'며 감사의 글을 남긴다. 동시간대 화제의 프로그램인 tvN 'SNL코리아'를 멀찌감치 제친 것은 물론, MBC '세바퀴'의 아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장윤정 편'에서 전국시청률 4.3%(닐슨코리아), 18일 '이문세 편'에서 4.4%를 기록하는 등 연일 대박 행진이다. MC를 맡은 전현무는 "체감인기는 KBS에서 15%정도 시청률이 나오는 프로그램과 같다"며 그 인기를 전했다.
박정현·김경호부터 박상민·백지영 등이 출연한 '히든 싱어-시즌1'이 6월 1일 '김건모 편'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오는 8일 스페셜 방송, 6월 15일·22일에는 총 14편의 준우승자들이 등장해 '최후의 1인'을 가리는 '왕중왕전'을 앞두고 있다. 30일 서울 중구 중앙일보 M빌딩에서 연출자 조승욱 PD와 진행자인 전현무, 조흥경 보컬 트레이너 등과 '히든싱어'의 '히든스토리'를 물었다. 시즌2는 가을 방송예정이다.
-시즌 1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소감은.
전현무(이하 전): "때로는 시청률 집계가 잘못된 것 아닌가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지난주에 영국에 갔는데, 교민 분이 대뜸 ''히든 싱어' 잘 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더라. 한창 탄력받고 있는 와중에 시즌1을 마감하게 돼서 아쉬울 정도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조흥경: "매 순간 힘들었다. 지금까지 모창은 연예인들이나 개그맨들이 개인기로 보여주는 수준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이상을 보여주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슈퍼스타K'나 '위대한 탄생'도 해봤지만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었다. 박정현씨 편을 하면서 '더는 못하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다. 김건모씨처럼 내공이 쌓인 가수의 모창자를 구하는 것이 특히 힘들다."
-'왕중왕전'은 어떻게 진행되나.
조승욱(이하 조PD): "김건모 편까지 시즌1 총 14편의 최고 모창자들을 모아 최고를 가린다. 원래는 '박정현 편' 모창자인 오하늘씨가 몸이 안 좋아 13명으로 진행하려 했다. 다행히 얼마 전 전화가 와서 꼭 참석하겠다고 하더라. 구체적인 평가 방식은 방송에서 보여드리겠다."
-시즌1에서 가장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은 가수는.
조PD: "'윤민수편'이 가장 기대 이상이었다. 윤민수가 MBC '아빠 어디가'를 통해 유명세를 타긴 했지만, 여전히 중장년층에게는 낯선 가수가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녹화 당일 윤민수씨 이상의 화려한 애드립과 폭발적인 성량을 보여주는 참가자들을 보며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가장 모창 신청자가 많았던 가수는.
조PD: "김경호·박정현씨다. 준비 기간이 길었고, 두 가수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가수의 꿈을 키운 친구들이 많더라."
-패널 섭외는 어떻게 하나.
조PD: "당일 등장하는 가수와 연관이 있는 연예인들 위주로 섭외한다. 아이돌 가수부터 중장년층 연예인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배치하려고 노력한다. 프로그램이 잘 되다보니 이한위씨나 데니안씨처럼 먼저 참여를 부탁하는 경우도 생겼다."
-시즌2에는 어떤 가수들이 나오나.
조PD: "아직 확정된 가수는 없다. 신승훈씨와 스케줄 조율을 하고 있을 뿐이다. 가왕 조용필부터 국민 여동생 아이유까지 모든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가수들을 초대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듣는 음악'을 추구했지만, 싸이처럼 퍼포먼스를 잘 하는 가수들에게도 문을 열어놓겠다. 그 경우엔 국제적으로 프로그램을 더 잘 알릴 수도 있지 않을까."
-시즌2는 시즌1과 어떻게 달라지나.
조PD"틀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왕중왕전'이 끝나고 더 고민을 해 보겠다."
-프로그램 중간에 가수의 얼굴과 목소리를 공개하는 것이 출연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말도 있다.
조PD: "물론 중간에 가수와 출연자가 공개되면, 그 목소리가 귀에 익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게임으로만 생각하면, 마지막 라운드까지 목소리만 가지고 경연을 벌일 수도 있다. 하지만 '히든싱어'는 여러가지 이야기와 음악을 녹여내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와 가수 간의 호흡이라는 요소를 버릴 수는 없다."
전: "조금은 룰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절대 제작진이 상금 1000만원 아끼려고 그러는 건 아니다. 제작진은 누구보다 가수가 탈락하길 원하고 있다.(웃음)"
-시즌2를 맞는 각오는.
전: "무엇보다 모창능력자의 긴장을 줄여주는 게 제일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출연 전에는 우승후보로 꼽혔던 사람이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PD: "'레전드 오브 히든싱어'라는 스페셜 방송에 이어 '왕중왕전'까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스페셜 방송에선 제작 비화들과 함께 시즌1 최고의 순간들을 다시 훑어보려 한다. 이날 방송을 위해 전현무씨가 조용필의 '바운스' 모창에 도전해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