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히든싱어' 시즌1의 대미를 장식한 22년차 가수 김건모(45)가 "희미했던 미래가 또렷해졌다"며 시원하게 웃었다.
김건모는 1일 오후 방송된 '히든싱어'에서 5명의 모창능력자들과 치열한 대결을 벌인 끝에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원조 가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방송에 앞서 진행된 녹화에서 김건모는 약 4시간에 걸쳐 자신의 숨소리부터 창법까지 똑같이 흉내내는 5명의 모창 능력자들과 자신의 히트곡들로 노래 대결을 펼치고 내려와 "나 조차 보관하지 않았던 내 음반들을 모아둔 팬들이 있단 걸 새삼 깨달았다.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서 팬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앨범을 내놓고 싶다"며 의욕적인 눈빛을 보였다.
-'히든싱어'를 해보니 어떤가.
"지난 20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스펙터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수뿐만 아니라 음악인생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보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한동안 모든 것들이 막연하고 희미했었다. 오늘 녹화 덕분에 지난 내 노래를 20년이 넘게 계속 들어주고, 또 앨범을 간직해온 팬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그들과 한 무대에서 노래를 하니 만감이 교차하더라. '앞으로 나올 앨범을 더 좋게 만들어야지. 그래서 이들이 자랑할 수 있게 해줘야지'라는 다짐했다. '히든싱어'는 다시 날 수 있다는 꿈을 꾸게 해 줬다. "
-녹화 전 준비를 엄청나게 했다고.
"오랜만의 방송출연이라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어서 작업실까지 새로 만들고 연습했다. 작업실 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녹화를 일주일 미뤘다. 연습은 충분히 해야하지 않나. 그 바람에 프로그램이 1회 연장됐다. 나 때문에 조승욱 PD가 고생을 많이 했다."
-연출자 조승욱 PD의 제안은 왜 몇 번씩 거절했나.
"마지막이니까 한 거다.(웃음) 내가 출연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시청률·반응이 좋아서 나간 게 아니냐'고 묻더라. 나는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
-'히든싱어'는 종종 봤나.
"즐겨봤다. 특히 김경호·장윤정 편을 재밌게 봤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장윤정의 모창으로 준결승까지 올라간 사람이 '히든싱어' 김선명 작가라는 거다. 정말 대단했다. 요즘 내 나이대 가수들이 설 무대가 줄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기회삼아 다시 '으샤으샤'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
"새 앨범을 준비 중인데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다. 여유를 갖고 퀄리티 높은 앨범을 만들고 싶다."
-노총각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없나.
"결혼에 대한 생각도 또렷해졌다. 결혼은 안 할 거다."
한제희 기자 jaehee120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