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에 16년째 기량을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미스터 기본기(Mr.Fundamental)'라는 별명을 가진 팀 던컨(37·211㎝·샌안토니오 스퍼스)이다. 점프력과 화려한 개인기 없이도 기본기로만 최고의 포워드 자리를 지켰다. 던컨이 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개인 통산 5번째 우승 반지를 얻을 기회를 잡았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마이애미 히트가 7일부터 7전 4승 제로 NBA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던컨과 마이애미 3총사 르브론 제임스(29)·드웨인 웨이드(31)·크리스 보쉬(29)가 어떤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을 지가 챔피언결정전의 관전 포인트다.
던컨은 올 시즌 회춘했다. 69경기에서 평균 17.8점·9.9리바운드·2.7어시스트·2.7블록슛을 기록하며 6년 만에 NBA 퍼스트팀 베스트5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자유투 성공률은 NBA데뷔 이후 최고 수치(81.7%)를 기록했다.
높게 뛰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타이밍으로 상대 슛을 쳐냈고, 리바운드를 따냈다.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노련미가 빛을 발한 시즌이다. 대학(웨이크 포레스트) 4년 동안 배운 기술로만 멋 부리지 않고 꾸준히 농구를 해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던컨은 신체적 능력만 믿고 운동을 하다 나이가 들면 기량이 떨어지는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이타적인 모습도 던컨이 최고 자리를 꾸준히 지킬 수 있는 비결이다. 던컨은 10년째 함께 뛰고 있는 토니 파커(31), 마누 지노빌리(36)와 2대2 공격을 통해 올 시즌 샌안토니오를 챔피언결정전까지 이끌었다.
또 그렉 포포비치(64) 샌안토니오 감독이 적절하게 던컨의 체력을 관리해 준 것도 효과를 봤다. 포포비치 감독은 승리가 유력하거나 중요도가 떨어지는 경기에는 던컨을 출전시키지 않으며 아꼈다.
샌안토니오는 지난달 28일 열린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서부컨퍼런스 결승 4차전에서 93-86으로 이기며 일찌감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반면 마이애미는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일에서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7일 더 쉰 던컨이 마이애미 선수들보다 체력적으로 앞서 있다.
하지만 던컨은 "오래 쉬었다가 첫 경기에서 고전한 경험이 있다. 연습을 통해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경계했다.
던컨은 이미 한 차례 NBA 최고 스타 제임스를 꺾은 바 있어 자신감도 충분하다. 던컨은 2006-2007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뛰던 제임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4승 무패로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