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배우 김서경(28)이 '남자가 사랑할 때'를 통해 정식으로 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6일 종영한 MBC 수목극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송승헌(한태상)의 친동생 로이장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은교' '범죄와의 전쟁' 등에 단역으로 출연해 왔지만, 극중 이름이 있는 캐릭터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스로도 "하늘이 준 기회였다"고 밝힌 데뷔 무대에서 신인답지 않은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극중 어린 시절 헤어진 친형 송승헌 앞에서도 깊은 상처를 숨긴 채 냉철한 사업가의 모습을 유지하며 극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는데 한 몫 했다는 평이다.
-'남사'가 첫 작품이라 들었다. '은교'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어떤 역을 맡았나.
"'남사'에서 처음으로 비중이 있는 역할을 맡았다. '은교'에서는 자동차 정비사로 나왔다. 차를 고치러 온 김무열 선배님에게 누군가 차에 손을 댄 것 같다고 귀띔을 해 준다. 처음으로 극중 주연과 1:1로 대화하는 순간이었다.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2초정도 등장했다. 하정우 선배님이 나이트에 있다가 경찰에 잡히는 신이었다. 하정우 선배님 앞에 놓인 재떨이를 2초간 재빠르게 갈아주고 사라졌다.(웃음)"
-'남사'엔 어떻게 캐스팅됐나.
"'남사' 감독님이 같은 회사 김성오 선배님을 만나러 사무실에 오셨다가 우연히 저를 보고 오디션 기회를 주셨다. 감독님께서 마음속 상처가 깊고 말수도 별로 없는 캐릭터를 원하셨다. 제 눈을 보고 로이장 역할에 어울린다 생각하신 것 같다. 눈빛으로 하는 디테일한 연기를 주문하셨다."
-송승헌과는 이번이 첫 만남이었나.
"'남사' 전에도 약간의 친분은 있었다. 같은 동네 헬스클럽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워낙 대선배라 생각해 인사조차 못했다. 하루는 탈의실 문에서 서로 부딛친 적이 있는데, 그걸 계기로 인사를 드렸다. 대본리딩 첫날 송승헌 선배님이 제게 '어디서 많이 봤는데…'라고 말씀하시더라. 이후 촬영장에서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하고 친해졌다."
-송승헌의 맨몸을 지켜본 소감은.
"딱 보는 순간 그냥 운동하는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남들이 잘 안하는 힘든 운동을 많이 하시더라. 잡담도 거의 안 하고 운동만 딱 하고 가신다. 엄청 무거운 중량으로 운동하시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 생각했다. 벗은 몸도 샤워하면서 많이 봤다. 선배 몸이 특이한게, 옷을 입었을 때는 말라 보이는데 벗었을 때는 정 반대다. 그래서 수영복과 양복체형이 완전 다르다. 체지방도 없이 필요한 근육만 잡혀 있더라."
-송승헌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신인이라 카메라 앵글에 맞춰 몸과 표정을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선배님께서 '지금 앵글이 이렇게 들어가니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해보자'는 식으로 조언을 많이 해 주셨다. 먹는 연기를 할 때도 적당히 먹고 뱉는 요령을 가르쳐주셨다."
-먹는 신이 유난히 많았다.
"채정안·송승헌·신세경·연우진씨와 한 번씩은 다 먹어봤다. 메뉴도 자장면·떡볶이·스테이크·와인·양주 등 정말 다양했다. 아무래도 극중 부유층에 바이어로 나오다 보니 비싼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었다."
-살은 오히려 빠졌다고 들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몸이 커서 옷이 좀 껴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캐릭터에도 마른 몸이 더 어울릴 것 같아 2주만에 5kg를 뺐다. 막상 살을 좀 빼고나니 보기에도 좋아보여 만족하고 있다.(웃음)"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싶나. "오는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다. 연출하시는 분들이 제게 어울릴 만한 역할을 찾아주시지 않을까. 이번에 로이장 캐릭터를 연구했던 것처럼 계속 공부하면서 잘 소화해 보겠다. 첫 작품에서 느낀 아쉬움을 계속 줄여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