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차 이용주(31)는 '푸른거탑'에서 신병의 어리바리한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금방이라도 왈칵 눈물을 쏟을 듯 쳐진 눈꼬리 표정 연기는 딱 불쌍한 '신병'이다. 이용주는 "어떤 표정이 가장 불쌍해 보일까 수천번 생각해봤는데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어쩌다 지은 표정이 감독님에게 OK를 받았다. 그 표정하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인터뷰 자리에서도 '히트표정'을 지어보인다. "데뷔 10년차인데 이제 시작이다. 원없이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중고신인의 바람을 드러낸다.
-리얼리티를 표방한다. 진짜 리얼한가.
"재미가 목적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리얼한 군생활을 보여주려고 한다. 욕이 나올 정도로 힘든 촬영이 많지만 평가가 좋으니 기분좋다."
-제일 힘들었던 때는.
"올 겨울 혹한기 훈련을 찍을 때 고생했다. 상의를 벗고 촬영하는데 정말 살이 떨어져나가는 고통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상의를 벗은 채 눈에 뒹구는 장면까지 찍었다. 신기하게도 감기에 걸리진 않았다."
-겨울과 여름 중 언제 힘드나.
"둘 다 힘든데 겨울이 조금 더 힘들다. 부상 위험도 크고, 한번 다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몸조심을 했다. 여름에는 더위보다 냄새와 싸워야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수십명이 들어가 있어 엄청난 악취가 난다. 군복입고 촬영하면 땀띠도 생긴다."
-부상 당한 적도 있겠다.
"촬영을 조금 거칠게 한다. 자동차에 치이는 장면을 찍으려면 달려오는 차에 부딪혔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달리는 차량에 몸을 던지니 찰과상을 입었다. 또 산속은 가시밭이다. 어쩌다 넘어지면 손바닥에 가시가 수십개씩 박힌다."
-일주일에 두 번 실제 부대서 촬영한다. 재미있는 일도 많을텐데.
"처음에는 기간병(현역병)들이 우릴 신기하게 여겼다. 사인도 받아가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그런데 지금은 촬영장에 가면 '왔어요~'라고 동네 형 보듯 한마디하고 만다. 또 부대에 있으면 신기하게 여자만 지나가도 눈이 돌아간다. 군복의 힘이란 대단하다."
-요즘 인기를 실감 하나.
"택시를 타면 기사님들이 잘 보고 있다는 인사를 많이 한다. 특히 술집에 가면 남자들이 많이 알아본다. 여자팬보다 남자팬이 관심을 많이 줘 살짝 아쉽다.(웃음)"
-출연자 모두 두 편의 광고를 찍었다. 광고료는 일정하게 받나.
"첫 광고 촬영 전 얼마를 받든 따지지 말자고 약속했다. 얼마 더 받겠다며 광고 계약료로 다툰 적은 없다. 단체 촬영이 아니면 별로 내키질 않아서 놓친 CF도 몇 건 있다."
-모델 출신이다.
"런웨이에 서지 못 한 게 어느덧 7년이다.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잘 불러주지 않는다. 방송을 보고 연락이 많이 올 줄 알았는데 무대에 설 기회가 쉽지 않다."
-어쩌다 배우로 전향했나.
"어릴 적엔 단순히 방송 나오는 게 꿈이었다. 모델을 하면 방송에 쉽게 나올 줄 알아 무작정 모델이 됐다. 이후 가수 회사에 들어갔는데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 했고 연기자로 전향해 다시 바닥부터 시작했다. "
-어리바리한 극중 성격은 실제와 비슷한가.
"주변에서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하더라. 나도 내 연기를 보고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끔한다. 점점 극중 캐릭터로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언제까지 어리바리 연기만 할 수 없지 않냐.
"정극 연기를 선보이며 지금과 다른 스타일 보여주고 싶다. 10년차지만 이렇다 할 작품을 보여주지 못해 연기에 의욕이 넘친다. 한때 자만하기도 했는데 초심으로 돌아가 주연이 아닌 조연부터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싶다."
-'푸른거탑' 멤버 중 100인의 여자에게 최고 신랑감으로 뽑혔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나. 그들과 비교 된다는 거 자체가 기분 나쁘다. 대단한 일도 아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