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이재현 CJ그룹 회장, 마침내 검찰 소환 조사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마침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CJ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25일 오전 이재현 회장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24일 이 회장 측과 소환일정을 조율한 끝에 25일 오전 9~10시께 출석키로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CJ그룹이 해외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과 페이퍼컴퍼니,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세금을 탈루하고 비자금을 운용·관리한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1998~2005년 CJ제일제당 법인 자금 600억원을 빼돌린 혐의, 해외 법인이나 페이퍼컴퍼니 등이 개설·관리하는 차명계좌로 자사 주식을 거래하면서 510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 소재한 빌딩 2채를 차명으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CJ 일본법인 건물을 담보로 제공해 회사 측에 350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도 있다. 이밖에 이 회장은 서미갤러리를 통해 해외 미술품 1422억원어치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부풀리거나 거래 내역을 누락하는 수법 등으로 비자금을 운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이 이 회장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를 예고한 만큼 자정을 넘겨 장시간에 걸쳐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한 조사결과를 검토한 뒤 재소환 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 회장의 혐의 사실에 비춰볼 때 사안이 중대하고 액수가 크며, 증거인멸 가능성 등이 높아 이번 주내에 이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함께 검찰은 26일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CJ글로벌홀딩스의 신모(57) 부사장을 이번 주중 구속 기소할 계획이다.
이 회장 일가의 '집사' 또는 '금고지기'로 불린 신 부사장은 CJ가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과 페이퍼컴퍼니 등을 총괄 관리하며 세금을 탈루하고 비자금 관리·운용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이재현 회장은 지난 주부터 장충동 자택에서 변호인단과 함께 검찰조사에 대한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24일 "지난주말과 휴일에도 검찰 조사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계속했다"며 "검찰 조사에 충실하게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과 변호인단은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일련의 혐의에 대해 적극 소명하면서, 구속을 피하는 쪽으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장측은 비자금 조성 및 운용과 탈세 등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금고지기' CJ글로벌홀딩스의 신모 부사장(구속기소)을 통해 드러난 혐의 이외에 다른 방향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는데 전력을 기울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