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개그우먼 등 이미 잘 알려진 연예인을 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시키는 식품업체가 늘고 있다. 팬 문화를 이용해 기존 제품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한편, 신제품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출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예인들은 직접 패키지를 디자인하고 자신의 경험을 레시피에 반영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품 개발에 일조하고 있다.
지드래곤이 디자인한 음료수 병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은 평소 자신이 즐겨 마시는 코카콜라사의 ‘글라소 비타민워터’ 패키지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다. 지드래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글라소 지크리에이터(g-creater)’는 국내 론칭 4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라인이다.
지드래곤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 라벨은 ‘톡! 건들면 터져 나올 듯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풍선을 형상화했다. 제품의 이름을 그래피티 형식으로 완성해 화려한 색채감과 함께 자유분방함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지드래곤은 지난 5일 열린 ‘Be 글라소, 색다른 파티’에 참여해 “연습생 때부터 즐겨 마시던 음료라 작업 하는 내내 좋았다. 나와 글라소 비타민워터의 공통점에 초점을 맞춰 나 자체를 비타민워터로 만든다면 어떨까 생각하다 보니 즐겁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패키지 디자인에 참여할 연예인을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한 업체도 있다. 동아오츠카는 탄산음료의 주 소비층인 10~20대를 겨냥해 인기 아이돌 그룹을 대상으로 사생대회를 진행했다. MBC 에브리원에서 방송된 ‘대한민국 미술 아이돌 소문난 대회’를 통해 최고의 미술돌을 가려내 데미소다 브랜드 스타일러와 광고모델을 선정한 것.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걸그룹 레인보우의 멤버 김재경은 탁월한 미술 실력과 센스를 선보이며 약 110여명의 아이돌 참가자들 중 당당히 우승했다는 후문이다. 동아오츠카는 레인보우를 CF모델로 선정 후, 김재경이 디자인한 패키지 팩을 출시하고 이를 기념해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레인보우 김재경은 데미소다 팩 디자인
제품 레시피 개발에 연예인을 참여시킨 업체도 있다. 천호식품은 지난 4월 개그우먼 권미진의 다이어트 비결을 담은 해독주스 제품 ‘레시피톡’을 출시했다. 권미진은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헬스걸’에서 네 달 만에 103㎏에서 52㎏으로 몸무게를 감량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천호식품은 권미진이 체중 감량을 위해 만들어먹었던 해독주스 레시피를 기본으로 변비 등에 좋은 원료를 추가해 이번 제품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올 여름 체중 감량을 원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권미진의 다이어트 강좌'를 열기도 했다.
식음료업체들이 제품 개발에 연예인을 참여시키는 이유 중 첫번째로 꼽히는 것은 기존 팬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좋아하는 연예인이 패키지 디자인에 참여한 제품이 팬들에게는 소장가치가 있는 기념품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제품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품 디자인이나 레시피 개발에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그 전문가를 알지 못하면 사실 상 소용이 없다”며 “그 대신 유명 연예인을 참여시키면 주목도가 높아지고 제품 홍보에도 그만큼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