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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음원 사재기 실체②] 가요 프로그램 음원 성적 도입후 극심
가요 기획사들이 '음원 사재기'에 나서는 이유는 발매 초반 차트를 장악하기 위해서다.
신곡 발표 순간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돋보이지 못할 경우, 하루나 이틀 만에 사장되는 경우도 흔하다. 발매 초반 차트 상위권에 포진시켜놔야 탄력을 받고 장기간 차트 장악이 가능해진다.
음원 차트 상위권에 포진되면 두 가지 '혜택'도 따라온다. 먼저 가요 프로그램 출연이 용이해진다. 주요 방송사 음악 순위 프로그램이 최근 차트를 부활시키면서 음원 사이트 순위 데이터를 상당 부분(50~60%) 반영하기로 했다. 당연히 기획사 입장에서는 방송 출연 등의 기회 확보를 위해 음원 순위 높이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신인 그룹을 제작한 가요 기획사는 "가요 순위 산정 방식이 바뀌면서 죽을 맛이다. 일단 50위권 내 곡이 들어가야 방송을 잡을 수 있는데 우리의 경우 음원 순위가 떨어지다 보니 방송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음원 순위를 높이기 위해 사재기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돈 없는 회사는 그림의 떡이다"라며 한 숨을 내쉬었다.
'음원 사재기'로 몇 배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재기를 위해 3~5억원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본전을 뽑는다. 과거 고의로 스트리밍 재생횟수를 높이는 어뷰징은 차트 순위를 높이는 데서 그쳤다. 정액제에서는 스트리밍 매출액이 고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5월 음원 매출에 종량제가 도입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종량제는 스트리밍을 한 횟수도 다 제작자들의 수익 정산에 포함된다.
음원 사재기는 크게 '월정액 서비스 가입비용+브로커 수수료'의 비용이 든다. 하지만 월정액서비스 가입비용 중 상당 부분을 어뷰징을 통해 '저작권료+실연권료+저작인접권료'로 재회수할 수 있다.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음원 매출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일부 대형 기획사를 제외하고는 '달콤한 유혹'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밖에 순위 상승과 방송 출연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질 경우 행사 출연료, 광고 출연료 등으로 추가 이익을 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