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격의 현재이자 미래인 손흥민(21·레버쿠젠)이 팀을 옮긴 후 2경기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프리날두'라는 별명을 되새기게 하는 활약이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중 우디네세를 상대로 치른 친선 경기에서 후반 17분 골을 터뜨려 3-0 승리에 일조했다.
손흥민은 '프리 시즌의 강자'다. 2010-11시즌을 앞두고 프리 시즌 9경기 9골을 기록하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2011년 여름에는 18골을 넣으며 독일 신문 스폭스가 선정한 프리 시즌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반면 정규리그에서는 2010-11시즌 3골, 2011-12시즌 5골에 그쳤다. 이때 국내 축구팬들이 붙인 별명이 '프리 시즌의 호날두', 줄여서 '프리날두'다. 실전에 약하다는 의미가 포함됐으니 마냥 좋은 뜻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프리 시즌은 다르다. 손흥민은 2012-13시즌 함부르크에서 시즌 12골을 넣으며 정규 시즌에도 강하다는 것을 이미 증명했다. 그 외에도 달라진 점이 있다.
▶ 집중훈련 없어도 잘해요
손흥민의 프리 시즌은 아버지 손웅정 춘천FC 감독이 관리한다. 손 감독은 2010·2011년 여름 일반적인 프리시즌보다 훨씬 강도 높은 개인 훈련을 통해 손흥민의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덕분에 프리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인 손흥민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경기를 거르며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1년 동안 쓸 힘을 여름에 몰아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따랐다. 프리시즌에 푹 쉰 2012-13시즌에 시즌 12골을 몰아치기도 했다.
반면 올해는 여름에 휴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리시즌부터 활약하고 있다. 손흥민이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으로 지쳤다고 판단한 손 감독은 손흥민의 프리시즌 목표를 회복으로 설정하고 긴 휴식을 허락했다. 훈련량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으로 줄였다. 무리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않았지만 손흥민은 프리시즌 첫 경기부터 골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좋은 징조다.
▶ 이적했지만 잘해요
손흥민은 함부르크 유소년팀 출신이다. 매년 여름 익숙한 환경에서 훈련했기 때문에 적응할 필요가 없었다. 반면 올여름은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뒤 처음 겪는 훈련이다. 초반 적응 문제를 겪어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훈련 초반부터 손흥민이 맹활약하며 낯선 환경에 대한 우려가 쑥 들어갔다. 지금까지 레버쿠젠의 프리시즌 득점자는 손흥민·롤페스·키슬링이다. 이적생 중 가장 먼저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빠른 적응 속도를 보이고 있다. 앞선 시즌보다 프리시즌 활약이 더 뜻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