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올스타전이 열린 18일 포항구장. 경기 시작까지는 아직 4시간이 넘게 남은 시각 푸른색 운동복을 입은 야구 선수들이 포항구장을 찾았다. 포항 유일의 야구부인 포철고(전 포철공고)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버스에서 내릴 때부터 입가에 웃음이 넘쳤다. 그리고 "별들의 축제가 우리 고장에서 하게 돼 너무 기쁘"며 입을 모았다.
포철고 야구부 28명은 이날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을 앞두고 그라운드 정비를 도왔다. 퓨처스 선수들이 입장하자 더그아웃 뒤쪽으로 물러난 이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프로 선수들을 눈 앞에서 보는 것을 신기하게 여긴 1학년 선수가 있는 반면 퓨처스에서 뛰고 있는 선배들을 보면서 각오를 다지는 고학년 선수도 있었다.
프로에 뛰는 선수 가운데 포철고 출신들은 여럿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롯데 포수 강민호(28)다. 강민호는 제주도 출신이지만 포항으로 유학와 야구를 했다. 그는 지난해 모교에서 후배들을 만나고 격려하기도 했다. 강민호의 팀 동료 박종윤(31·내야수)도 포철고 출신이다. 이밖에 두산 최준석(31)과 삼성 좌완 권혁(30), 우완 김희걸(32)도 포철고에서 야구를 했다.
포철고 주장 이재훈(18·외야수)는 "우리 고장에서 처음 열리는 올스타전이라 모두들 기대했다"며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강민호 선배님이 올스타전에 나가시는데 응원하겠다. 지난해 학교에 오셔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야구도 가르쳐 주셨다"고 덧붙였다.
포철고는 다음 달 열리는 대통령기에 나선다. 이재훈은 "주말리그가 좋은 취지긴 하지만 여건상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대통령기는 유일하게 나서는 전국대회다. 나 뿐만 아니라 3학년 선수들 모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꼭 좋은 결과를 얻어서 올해 포항 야구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후배들의 방문 소식을 접한 강민호는 "포항에서 야구했던 생각이 많이 난다"며 "훌륭한 감독 선생님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프로에 와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